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가슴에 묻고 목포 떠난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7.11.16 17:23

"미수습자 5명 잊지 말아달라" 오열…정부에 '세월호 참사 재발 방지' 당부도

1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끝내 찾지 못한 가족을 가슴에 묻고 전남 목포신항만을 떠났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311일, 목포신항에 거치된 지 231일 만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16일 오후 목포신항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선체 수색이 마무리 돼 가는 지금 저희 가족들은 비통하고 힘들지만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갈등 속에서 더 이상의 수색은 무리한 요구고 저희를 지지해주는 국민들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세월호가 인양돼 목포신항에 거치 된 뒤 유해라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이날까지 부두에 마련된 작은 컨테이너에서 약 7개월 동안 생활해왔다.

가족들은 "3년 7개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내 아들, 남편, 동생과 조카를 찾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목포신항만에서) 7개월여를 보냈지만 끝내 5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4년 진도에서 유해를 찾아 떠나는 가족들을 부러워하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견뎌냈다"며 "하지만 매일 수색 일정이 끝날 때마다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보다 영원히 못 찾을 수 있다는 공포와 고통이 점점 커져 갔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국민들은) 저희 가족들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만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 내려놓지 못했다"며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날까지 왔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곳을 떠나 생활 터전으로 돌아가겠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두렵다"며 "국민 여러분의 사랑을 가슴에 담고 열심히 살아가 보겠다"고 말했다. "미수습자 5명의 이름을 영원히 잊지 말아달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해상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 미수습자도 생길 수 있다"며 "다만 정부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대한민국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가족들은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가 바다에 유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달 18일 목포신항에서 합동 위령제를 지낼 예정이다. 이후 경기도 안산으로 이동해 장례식장을 차리고 20일까지 3일장을 치른다.

현재 세월호 미수습자는 단원고 남현철군, 박영인군, 양승진 교사와 일반 승객인 권재근씨·혁규군 부자 등 5명이다. 앞서 세월호 선체와 침몰해역 수색과정에서 단원고 고창석 교사, 조은화양, 허다윤양과 이영숙씨 등 4명의 유해를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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