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길 잘했다"… 포항 수능수험장 15곳 중 11곳 피해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17.11.16 10:19

[수능 연기]화학용품 쏟아지고, 유리창 깨지고 운동장 갈라져…수험장 곳곳 지진 피해

15일 오후 포항시 북구 학산동 포항여고의 과학실 싱크대에 보관중이던 실험용 포르말린(formalin) 200리터 중 일부가 지진 진동으로 용기가 깨지면서 누출됐다. 누출된 과학실은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장으로 감독관 대기실이다. 이날 119특수구조단 생화학구조대가 출동해 유출된 포르말린을 흡착포로 제거한 뒤 남은 포르말린 용기를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겼지만 눈이 따끔거려 실내 환기가 필요한 상황이다./사진=뉴스1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날 지진이 발생해 수능 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포항 수험장(예비 수험장 포함) 15곳 중 11곳이 균열, 누출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포항 수능수험장 14곳과 예비수험장 1곳을 비롯 총 15곳 중 11곳에서 지진 피해가 나타났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 등이 발생하면서 이날 오후 8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수능을 오는 23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현장을 살펴본 후 수능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경북 포항시를 덮친 진도 5.4규모의 지진 발생 이틀째인 16일 2018학년도 수능시험 포항지역 1고사장인 포항고등학교 교문에 걸려있던 수능시험장 안내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교육부는 지진과 관련 수능시험을 일주일 후인 23일로 연기했다. /사진=뉴스1
당초 이날 수능이 치러질 예정이었던 포항 지역 수험장은 △포항고 △포항장성고 △두호고 △대동고 △포항해양과학고 △포항제철고 △포항이동고 △포항여고 △포항여자전자고 △유성여고 △영일고 △세명고 △울진고 △영덕고 등 14 곳과 예비수험장 △포항중앙고 등 총 15곳이다. 이 중 △영일고 △세명고 △울진고 △영덕고 4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곳에서 지진 피해가 발견됐다.

포항고 수험장에서는 균열이 다수 발견됐고, 포항장성고에서는 체육관 뒤편의 돌이 떨어졌으며 1층 기둥에서도 금이 발견됐다. 형광등, 창문, 방충망 등이 떨어진 곳들도 있었다. 포항해양과학고는 천장텍스와 형광등 등이 떨어졌으며, 포항제철고에서는 방충망이 떨어졌다. 포항여자전자고는 벽면의 미장이 떨어졌고, 유성여고에는 TV가 떨어지고 화장실 타일이 파손됐다. 예비수험장이었던 포항중앙고의 운동장에서는 금이 발견됐다.

15일 오후 포항시 북구 학산동 포항여고의 과학실 싱크대에 보관중이던 실험용 포르말린(formalin) 200리터 중 일부가 지진 진동으로 용기가 깨지면서 누출됐다. 119특수구조단 생화학구조대가 출동해 유출된 포르말린을 흡착포로 제거한 뒤 남은 포르말린 용기를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겼지만 눈이 따끔거려 실내 환기가 필요한 상황이다./사진=뉴스1
지진 여파로 화학용품이 누출된 수험장도 있었다. 포항여고 수험장의 감독관 대기실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과학실에서는 싱크대에 보관중이던 실험용 포르말린(formalin) 200리터 중 일부가 누출됐다. 지진 진동으로 용기가 깨지면서 누출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119특수구조단 생화학구조대가 출동해 유출된 포르말린을 흡착포로 제거한 뒤 남은 포르말린 용기를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겼지만 눈이 따끔거려 실내 환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 사이에선 수능 연기를 결정한 정부의 결정이 적절했다는 평가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여진이 계속 오는 상태에서 저 건물에서 수능쳤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냐"라고 말했다. 주부 신모씨(53)는 "포항 지진 피해 사진을 보니 절대 수능을 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수능 뿐만 아니라 휴교를 해서 관련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포항교육청은 16일과 17일 포항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임시휴교 조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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