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5.8→포항 5.4… 전문가들 "더 큰 지진 올 수도"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7.11.15 17:41

[포항 지진]포항 지진, 경주 지진 후 응력 재배치 따른 여파… 전문가들 "6.0 이상 대지진 올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시 /사진제공=독자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지 1년 2개월여 만에 또 한차례 강진(규모 5.4)이 경북 포항시를 강타하면서 전국이 또다시 지진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일각에선 규모 6.0 강도 이상의 더 큰 지진까지도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선 이날 발생한 포항 지진은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과 연관성이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산에서 포항으로 뻗어있는 모양의 양산단층대에 나란히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경주 지진을 유발한 응력(땅에 쌓인 힘)은 지난 1년간 여진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돼 점차 안정화돼 가고 있지만, 그 응력이 그 주변의 여러 단층으로 퍼져 중규모 이상의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었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주 지진이 일어난 지역 지표면 11km 아래엔 축구장 2200개 넓이의 수많은 단층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질연에 따르면 경주 지진을 일으켰던 막대한 힘(지체응력)은 평소 한반도 전체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과 비슷하다. 또 경주 지진을 유발한 응력이 주변 지역으로 재분배되는 '응력 재배치'도 지난 15개월간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선 본부장은 "한반도 상황을 감안할 때 판 경계가 아닌 단층대 내부에서 규모 4~6의 중급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이 역대 2위급 강진이나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포항·경주·양산·부산·울산 등 북동 방향으로 잇는 길이 170km의 양산단층선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길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이렇게 긴 단층이 쪼개질 경우 규모 5~6의 지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포항 지진의 진원 깊이를 9㎞로 파악했다. 경주 지진의 진원 깊이가 지하 11~16㎞ 부근이었던 점과 비교할 때 지표면에 더 가깝다. 보통 지진 진원이 깊으면 방출된 에너지가 지표면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잃게 되는 데 이번 지진은 지표와 가까웠던 탓에 규모가 경주 지진 때보다 약했지만, 경주 지진 때만큼의 진동이 전국 곳곳에서 감지됐다. 선 본부장은 "이번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얕은 곳에서 발생해 진동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원의 깊이가 얕아 앞으로 더 강한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선 본부장은 "향후 정밀한 조사를 거쳐봐야 알겠지만, 여진이 발생할 시점이 며칠 후가 될지는 당장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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