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도 못쓴 뿌리산업지원예산 내년 83억 증액 왜?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17.11.16 10:34

지원대상 기업 선정방식 변경 홍보부족에 관심도 떨어져...밀어내기식 예산 부작용 우려도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가 뿌리산업 등에 지원하는 기술개발 예산을 절반도 집행하지 않고서 내년도 관련 예산을 83억4800만원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중기부는 공정·품질 기술개발사업의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3.2% 늘어난 443억83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2013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증액률이다.

공정·품질 기술개발 사업은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사업이다. 경제적·기술적 가치가 큰 핵심 뿌리기술 개발에 사업비의 75%를 1억원 한도에서, 일반 제품·공정개선 기술개발에 50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하는 내용이다. 중기부는 대기업보다 월등히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사업을 진행해왔다. 2014년 기준 국내 제조업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 대비 29.1%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이 사업의 예산집행률이 43.7%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배정받은 예산 360억3500만원 중 9월까지 집행한 금액은 157억3900만원이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선정했던 지원대상 기업을 수시 모집형태로 바꾸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낮아졌다는 해명이다. 또 지원 대상에 선정된 기업 중 일부가 사업비의 25%에 해당하는 기업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하거나 지연하면서 예산 집행일정이 차질을 빚었다는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지원대상 선정 일정과 평가방식을 변경하면서 기업들이 신청을 미루는 경향이 생겼다"며 "또 현장 기업들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수요예측이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연말까지 남은 예산으로 모두 소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지원대상 기업 선정절차를 마치고 남은 예산을 연내 모두 집행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증액된 예산을 적절히 쓸 수 있도록 상반기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연말 밀어내기식 예산 집행으로 인해 요건에 맞지 않는 기업에 정책자금이 흘러 들어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정에 쫓기다 보면 자격요건을 검토하는데 소홀해지는 까닭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공정·품질 기술개발사업은 기업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지원과제"라며 "자금을 단시간 내에 소진하려다 부적합 업체를 지원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이 꼭 필요한 우수기업이 혜택을 받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