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은 골목성명 朴은 대독성명…MB 공항성명의 결말은

머니투데이 인천공항=우경희 기자 | 2017.11.12 14:08

[the300]朴 "진실 밝혀질 것" 불복 19일만에 영장..全 "정치공작" 檢 소환 불복 이튿날 압송

재임 시절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바레인 출국길에 앞서 12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현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12일 오전 11시58분 이명박 전 대통령을 태운 제네시스 승용차가 인천국제공항 VIP(귀빈) 출입구로 들어섰다. 그는 차에서 내리며 밝은 회색 정장의 단추를 잠갔다. "눈이 부시니 조명을 좀 꺼달라"며 말문을 열고는 군과 국가정보원의 댓글 조작 지시 정황에 대해 "상식에 벗어난 질문을 하지 말라"며 일축했다.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감정풀이식 정치보복"이라고 말했다. 4분간 회견을 마친 이 전 대통령은 공항으로 급히 들어섰다.

이 전 대통령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여전히 이 전 대통령의 뒤를 바짝 쫓는 형국이다.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이 군의 댓글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댓글을 달라고 지시할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고 추가 해명했지만 현장 취재진들은 공허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이날 4분간의 공항 즉석 회견은 질의응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자회견보다는 성명 발표에 가까운 형태였다. 전직 대통령들 중 적잖은 경우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후 금고의 신분이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이 전 대통령의 4분 공항성명이 갖는 의미도 크다는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이 전 대통령의 강한 부인이 어떤 조사 결과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후에도 일정 기간 청와대에 머물다가 지난 3월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당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 읽었다. 이른바 대독성명이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대한 불복의 의미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되기까지는 그로부터 19일이 걸렸다.


반발 성명의 원조는 따로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12월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검찰의 출두 통보 이튿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른바 골목성명이다. 그는 "검찰의 태도는 진상규명 때문이 아니라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 전 대통령은 골목성명 발표 후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새벽 5촌 조카의 집에서 구속돼 안양교도소로 압송됐다. 골목성명 하루 만이었다.

골목성명 발표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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