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저축은행 대출 조이자 '사각지대' 대부업 '풍선효과'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7.11.13 04:26

올 상반기 대부업 대출잔액, 지난해 전체 80% 육박…연체율도 증가 대부업발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

산와머니, 러시앤캐시 등 주요 대부업체들의 대출잔액이 올 들어 크게 늘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사각지대인 대부업으로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탓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대부업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아 대출규제가 부채의 질적구조 악화를 가속화할 것이란 부작용도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대부업발 가계부채 부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상위 20개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은 8조8147억원으로 지난해말 8조3367억원보다 4780억원(5.7%) 증가했다. 지난해 한해 동안 증가한 대출잔액이 6046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6개월 증가세가 가파르다.

업체별로는 업계 1위 산와머니(산와대부)가 올 상반기에만 1348억원이 늘어 2조5013억원의 대출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한국시장 철수설이 나오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출잔액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도 같은 기간 634억원 증가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계열사로 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 철수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지난에는 2725억원 감소했지만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보유한 미즈사랑도 지난해는 대출잔액이 1164억원 줄었지만 올 상반기에 55억원 늘었다. 대부업 유일한 상장사인 리드코프도 올 상반기 대출잔액이 686억원 늘었다.

대부업의 대출잔액이 올 들어 급증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불황 여파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생활자금 대출 수요가 많아진 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부터 카드사의 가계대출 증가폭 상한선을 7%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 저축은행 역시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증가폭을 제한하고 있어 대출영업에 차질이 빚고 있다. 이에 올해 10월까지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각각 3조8000억원,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증가액 4조8000억원, 3조8000억원보다 각각 1조원 이상씩 적었다.

특히 카드론이나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던 중·저신용자들의 대출수요가 대부업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대출규제로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대부업을 이용하는 부작용이 현실화된 것이다.

대부업에서 돈을 빌리는 차주들은 신용도가 낮고 부채상환능력도 떨어져 가계부채의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저신용자의 이자부담 증가는 급격한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부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상위 20개 대부업체들의 연체율은 2015년 4%에서 지난해 4.6%, 올 상반기 4.9%로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에도 가계대출 증가율을 8%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은 대부업체에 대한 의존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출수요가 제3금융권이나 불법사채시장으로 몰리는 ‘풍선효과’에도 세심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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