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차' 방탄은 기본…폭탄까지 막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7.11.11 05:30

[車ISSUE]트럼프 대통령, 내한 때 '비스트' 이용...文 대통령, 'EQ 900 리무진' 사용 예정

‘대통령의 차’는 하나의 요새다. 경호가 약화되는 이동 상황에서 정부 최고 요인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방탄은 기본이고, 폭탄과 화염도 뚫고 나가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대통령의 집무실과 응급실의 역할도 해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탑승한 차량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경내로 들어와 이동하고 있다.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이후 24년만이다. /사진=뉴스1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국 찾은 ‘비스트’= 지난 7~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 동안 그가 탄 차량도 큰 화제가 됐다. ‘더 비스트’로 흔히 불리는 미국 대통령의 1호차는 GM이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을 기본으로 미국 대통령만을 위해 개발한 차량이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빗대어 ‘캐딜락 원’으로도 불린다.

길이는 5.4m가 넘고, 무게는 8t에 달한다. 문짝 두께는 20cm이고, 13cm의 방탄유리가 장착돼있다. 방탄 기능은 물론 로켓 공격과 폭탄, 화학무기 공격도 방어해낼 수 있다. 8기통 6.5L엔진 혹은 8.1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7명까지 승차가 가능하다.

바닥에도 철판이 깔려 있어 차량 하부에서 터지는 지뢰에도 안전하다. 내부에는 화재에 대비한 소화장치가 설치돼 있으며 대통령의 혈액형과 같은 수혈팩 등 응급 치료 도구도 갖추고 있다. 방어 장비뿐만 아니라 유사시에 대비한 공격 무기도 장착돼 있다.

비스트는 ‘움직이는 백악관’의 역할도 한다. 미국 백악관 상황실과 국방부는 물론 각국 대사관으로 연결되는 핫라인을 갖추고 있다. 도청을 방지한 위성전화, 영상회의용 카메라 등도 있다. GM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새로운 버전의 비스트를 백악관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통령 경호를 맡는 미국 비밀경호국은 항상 두 대의 비스트를 동시에 운용한다. 쌍둥이 차량 가운데 어느 차량에 대통령이 탔는지는 극소수만 알고 있다. 방한 기간에도 두 대의 비스트가 ‘800 002’ 번호판을 달고 서울 시내를 나란히 달렸다.

제네시스 'EQ900 리무진' /사진제공=현대차
◇문재인 대통령, 제네시스 ‘EQ 900 리무진’...역대 대통령은?= '벤츠-마이바흐 S600 가드'를 취임식에서 탔던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말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을 대통령 차량으로 공급받을 계획이다. 이 차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전용으로 운행하지만 국빈이 오면 의전용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5.0 엔진이 장착된 ‘EQ900L(리무진) 프레스티지’에 방탄 등 첨단 경호장비가 추가된다. ‘EQ900L 프레스티지’의 구매 가격은 1억5400만원이지만 경호 장비가 추가되면서 실제 구매 가격은 약 6억원에 달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 차량이 지난 5월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자택에서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에 도입된 최초의 방탄차량은 대통령 경호 차량이었다. 이승만 초대 대통이 사용한 GM ‘캐딜락 프리트우드 62’ 모델이 최초로 방탄 기능을 갖췄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가 기증한 차량으로 4대 윤보선 전 대통령까지 이 차량을 이용했다.

이후에도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이 ‘캐딜락 프리트우드’ 시리즈를 의전 차량으로 사용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부터는 벤츠와 BMW 등 독일 브랜드의 차량을 의전 차량으로 이용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국무총리시절 사용하던 ‘푸조 604’를 그대로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푸조 604’는 기아차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해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이다. 다른 대통령보다 검소하지만 당시 판매가격(2300만원)이 강남 아파트 한 채 값보다 비쌌다.

역대 대통령은 수입차를 경호용으로 주로 사용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부터 국산차로 흐름이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대차 '에쿠스 스트레치드 에디션'을 경호 차량으로 도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VIP만을 위한 차량, 세부 내용은 모두 비밀= 의전용 차량으로 제작된 차량의 세부 기능은 보안상의 이유로 비밀 사항이다. 모터쇼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데,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풀만 가드’ 전시공간을 따로 만들어놓고 사전에 등록된 사람에게만 공개했다.

'풀만 가드'는 최고의 경호 차량 브랜드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는 국내에서 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용했다. 기자가 직접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S600 풀만가드’를 봤는데, 압도적인 크기에 우선 놀랐다. 길이가 6.5m에 달하며 무게는 사양에 따라 5톤~6톤에 이른다. 일반 승용차의 3~4배에 달하는 무게다.

530 마력의 힘을 가졌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최고속도는 시속 160km로 제한됐다. 유리처럼 보이는 후면은 사실 철판이었고, 트렁크에는 화재에 대비한 소화장비와 산소통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문을 여닫을 때도 무게가 느껴졌다.

최고 방탄 등급인 VR9을 획득했는데, 기관총 사격에도 끄떡없다. 내부는 탑승자가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더크 페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마이바흐·가드 제품 담당은 "연간 소수의 차량이 판매되고 있다"며 "어떤 나라에 누구에게 판매되는지는 모두 기밀이지만 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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