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곳을 다녀온 한 대기업의 고위임원은 “가 보니 온통 옥수수밭밖에 없더라”면서 “이런 땅이 몇 년 후 어떻게 바뀔지를 생각하면 그래도 가보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아직 첫 삽도 뜨지 않은 슝안신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집권 2기 더욱 강력해진 시진핑 국가 주석의 야심작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추격하는 글로벌 넘버2로 떠오른 중국의 모든 국가적 역량이 총동원될 것이 자명하다.
사실 슝안신구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는 성공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동산 광풍부터 기업 유치, 주거, 교통, 환경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런 걱정이 덜하다. 당이 행정,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의 정점에 있는 탓이다. 국가와 인민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이 서면 웬만한 문제가 있더라도 큰 방향을 보고 밀어붙인다.
당을 중심으로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이런 시스템은 오늘의 중국을 만든 핵심적인 토대다. 구소련의 붕괴와 동구 권의 전향으로 체제 경쟁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여겨졌지만,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경제를 일으키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시진핑 사상’으로 중국공산당 당장(당 헌장)에 명기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도 이런 체제 자신감에 배경을 두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발전은 놀랍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자 무역 규모 세계 1위 국가다. 연 6%대의 고성장으로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30%를 넘어선다. 자동차, 휴대폰, 철강, 화학 등 제조업 수준을 단기간에 끌어올렸고, 전자상거래,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핀테크 등 첨단 분야에서는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기후변화, 빈곤퇴치, 인프라 구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리더 국가의 면모도 강화됐다. 이미 끝난 줄 알았던 사회주의 깃발을 들고, 원조 격인 구소련도 해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의 말처럼 ‘신시대’를 맞이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더욱 큰 숙제를 받아들고 있다. 높아진 국가 위상, 인민들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수요’에 응답해야 하고, ‘중화 민족의 부흥’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도 이뤄내야 한다.
시 주석은 이번 19차 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당장에 명기하면서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과 개혁 개방을 이룬 덩샤오핑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진정 이들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 훨씬 더 많다. 그의 앞에 놓인 많은 숙제가 이를 웅변해준다. ‘중국의 꿈’도 ‘시진핑의 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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