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시로 국정원 돈 받았다"…朴 '뇌물죄' 추가기소?

머니투데이 백인성 (변호사) 기자 | 2017.11.02 17:22

[the L] 이재만 前비서관, 검찰에 진술…박 前대통령 공모 확인 땐 뇌물 혐의 추가

구속 만기를 엿새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를 직접 지시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특수활동비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제3자 또는 박 전 대통령 본인에게 흘러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다면 박 전 대통령에게 추가 뇌물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1일 새벽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은 모두 최근 검찰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았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정 전 비서관을 제외한 이·안 전 비서관에 대해 전날 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비서관은 이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을 것을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또 다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이 지시 또는 공모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박 전 대통령은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각 1건의 뇌물수수 및 제3자 뇌물요구와 3건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총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정산하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여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이에 개입했다면 특가법상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다면 현재 진행 중인 뇌물 재판에 병합될 가능성이 있다. 강대형 법무법인 현 변호사는 "형사사건 병합은 '관련이 있는 사건'에 대해 할 수 있는데, 동일인이 범한 죄는 통상 관련 사건으로 취급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뇌물 사건으로 기소되기 전에 기존 재판의 1심 선고가 내려져 항소심으로 넘어간다면 사건 병합이 불가능하다. 형사소송법상 심급이 다른 경우에는 사건을 병합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을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돈이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돈이 박 전 대통령의 옷값 등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전 청와대 비서관 3명에게 전달된 특수활동비의 자금흐름과 용처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이들 비서관 3명 말곤 이 돈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은 '통치행위'라는 논리로 뇌물죄 적용을 피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치행위란 고도의 정치성을 이유로 법적인 통제를 받지 않는 국가기관의 행위를 뜻하는 헌법상 개념이다. 그러나 안 전 비서관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지난 7월 국정원에 "당분간 상납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들이 자금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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