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 사회 속 개인의 기억…서울사진축제 31일 개막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 2017.10.30 16:36

2017 서울사진축제 '성찰의 공동체; 국가, 개인, 그리고 우리'

30일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오월광주에 서다'(2016)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임종진 작가. /사진=구유나 기자

기억은 끊임없이 형성되고, 잊혀지고, 재구성된다. 과거의 기억은 때때로 현재와 충돌하기도 한다. 기억의 뿌리를 찾고 공유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올해 서울사진축제가 국가와 개인의 기억을 주제로 한 이유다.

이일우 서울사진축제 예술감독은 30일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서울사진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어떤 사회적 문제나 현안에 대해 '누가 옳고 누가 틀리다'는 말을 한다"며 "이번 축제는 차이를 차이로서 바라볼 게 아니라 차이가 무엇으로부터 출발했는지 알고 스스로를 위한 의미있는 생각들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사진축제는 2010년부터 사진 문화의 저변 확대라는 시대적 요청에 맞춰 시민을 위한 축제로 개최됐다. 또 2021년 개관 예정인 국내 최초 '사진'을 주제로 한 공공미술관인 '서울사진미술관(가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 .

올해 서울사진축제는 '성찰의 공동체; 국가, 개인, 그리고 우리'를 주제로 31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플랫폼창동61,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아트나인 등에서 진행된다. 권순관, 임종진, 이재갑, 임안나 등 2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임안나 작가의 'Restructure of Climax Scene#1'(2011).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사진을 기록이라는 개념으로 확장시켜 스틸사진뿐만 아니라 영상과 소리를 함께 전시했다. 첫 번째 본전시 '기억과 망각, 그 경계의 재구성'에서는 고려인 강제이주, 광주 5·18 민주화운동 등 중요한 사회적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재구성했다. 전시장은 마치 커다랗고 감각적인 연대표가 된 듯 하다. 두 번째 본전시 '시간의 질량; 기억의 시뮬레이션'은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문화적인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작업한 임종진 작가는 "개인의 자존감을 무너뜨렸던 장소에서 옛날의 기억과 조우함으로써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는 최근 국가 폭력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특별전 '공존의 스펙트럼, 그 경계와 바깥'을 비롯해 '레드라인' 예술영화 페스티벌, 플랫폼창동61 '창동, 사진을 품다' 전시프로젝트, 촛불집회 1주년기념 시민공모전 '나의 촛불' 등 연계 행사가 풍성하다.

앞으로 서울사진축제는 좀 더 풍성해질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서울시가 축제를 주관했지만 내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고 자체 기획한다. 총감독제를 폐지하고 미술관 학예인력과 외부 사진 페스티벌 인력과의 연계를 통해 축제를 기획할 예정이다. 또 국내 사진계 네트워크 및 자료 구축을 위해 심포지엄과 국제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행사 후 작품집과 연구서를 발간한다.

기혜경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은 "지금까지 8년간 축제를 진행해왔지만 남아있는 아카이브(기록물)가 많이 없어 이대로라면 2021년에 개장할 사진미술관에 넘겨줄 자료는 도록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문가와 시민들의 요구에 맞는 내실 있고 콘텐츠가 풍부한 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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