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Creative Lab)이 7개 우수 과제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7개 스타트업 기업에 참여해 독립하는 삼성전자 임직원은 모두 25명으로, 역대 C랩 스핀오프(분사) 중 최대규모다.
C랩은 2015년부터 상, 하반기로 나눠 스핀오프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독립하는 기업까지 합쳐 2년간 총 32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했다.
삼성전자의 품을 떠나 창업하는 7개 과제는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사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창업에 필요한 실무 교육을 받아 왔다.
'하이퍼리티'(Hyperity)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을 통해 원격 가상 데스크탑을 구현하고 제어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가상 스크린을 이용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모니터를 동시에 띄워 다양한 콘텐트를 쉽게 콘트롤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 가동하기 어려운 3D 그래픽 툴 또는 고성능 PC게임도 장소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
'링크페이스'(Linkface)는 사용자의 표정이나 입모양, 눈동자 위치를 인식해 VR을 조작할 수 있는 신개념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 표정 인식에 따른 감정 분석을 할 수 있어 VR콘텐트에 대한 사용자 분석도 가능하다.
'픽셀로'(PIXELRO)는 노안 사용자들이 더 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시력보정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가까운 곳의 글자를 읽을 때 필요한 안경의 기능을 스마트폰 전면에 부착한 렌즈 어레이 필름과 영상 처리 알고리즘으로 구현해 안경 없이도 화면을 잘 볼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블루필'(BlueFeel)은 개인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미니 공기청정기를 개발한다. 미세먼지 문제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입을 막아야 하는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이 제품은 전용 필터를 통과해 깨끗해진 공기를 팬을 이용해 입과 코 주변에 불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디파인드'(Defind)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발 사이즈를 측정하고 이를 3D 데이터로 제공해 온라인 상에서 꼭 맞는 신발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최근 온라인으로 신발을 구매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는데, 잘못된 사이즈로 인한 교환 및 반품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원드롭'(1Drop)은 스마트폰의 LED 광원과 카메라를 이용해 초저가 혈당측정 솔루션을 개발한다. 스마트폰으로 혈당 외에도 통풍, 콜레스테롤 등 다양한 만성 질환 관련 수치를 전문 진단기기 수준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원격의료 진료가 활성화되고 있는 인도를 중심으로 초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외 관계사 직원들까지 참여하는 개방형 '오픈 C랩' 과제의 첫 스핀오프 사례도 나왔다.
2016년 관계사 연합 해커톤을 통해 발굴된 과제로, 삼성전자와 삼성증권 직원이 함께 참여한 '소프트런치'(Soft Lunch)는 사용자의 실제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위정보가 없는 맛집 및 상점을 추천해 주는 소셜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실제 구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뷰 및 추천글을 작성하기 때문에 정보에 신뢰성이 높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동안 C랩을 통해 스타트업을 창업한 회사 상당수는 국내외에서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링크플로우, 에임트, 솔티드벤처 등 C랩 출신 기업들이 올해 외부에서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금액은 70억원에 달한다.
360도 카메라를 만드는 링크플로우는 당초 30~40대 여행자를 대상으로 했으나, 보안용 장비 시장에서 더 큰 호응을 얻어 전용 360도 카메라 제품을 내년 초 열리는 CES2018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C랩을 통해 탄생한 회사들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지난 2년여 동안 30여개 과제를 스핀오프하면서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C랩 제도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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