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고금리 돌려막기…재무구조 '빨간불'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7.10.25 05:30

연금리 6.2% 회사채 600억 발행...단기 차입금·운용리스 비중 높아 부담

자금 사정이 빠듯한 아시아나항공이 고금리 회사채로 차환에 나서고 있다. 이마저도 자본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상태로 재무구조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운용리스 비중과 커진 유가 변동성도 아시아나에 큰 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이자율 6.2%의 회사채 6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해당금액은 전액 다음달 27일 만기인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에 사용된다. 나머지 400억원은 회사 자체 보유자금으로 상환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다른 회사채 발행으로 차환하는 것은 보편적인 방식이지만 금리가 94bp(bp=0.01%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6.2%의 고금리 회사채를 발행해 돌려막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수익보다 이자비용 더 큰 상황…단기 차입금 1.8조= 아시아나의 이번 회사채 희망금리는 연 5.5~6.2%였지만 수요예측 참여가 30억원(2건)에 불과해 금리가 높게 결정됐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0(부정적)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에 대해 경쟁심화와 높은 비용구조로 인해 수익성 개선 제약되고, 과중한 재무부담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은 4조5700억원으로 이중 계약 만기가 1년 이내인 금융 부채만 1조8549억원에 달한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따른 영향은 물론 LCC(저비용항공사)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자보상비율도 0.82배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미만일 때는 갚아야 할 이자비용보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더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이유로 자본 시장에서 아시아나의 인기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2012년 말 73.1%였던 일반 차입금 및 회사채 비중이 올 상반기 52%로 떨어졌다. 이 빈자리를 보유자산을 담보로 빌린 자금과 자산유동화로 메꾸고 있다.


아시아나는 건물과 항공기 등 9493억원의 자산이 담보로 설정돼있고, 향후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자산유동화 채무가 1조2207억원에 달한다. 단기부채 증가와 공모채 시장에서 인기 하락으로 유동성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숨어있는 부채 '운용리스'…유가 오르면 폭탄= 항공기를 빌려서 운용하는 운용리스는 숨어있는 부채다. 아시아나는 항공기 51대와 엔진 29대 등을 운용리스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쟁사인 대한항공(26대)보다 많은 수준으로 향후 5년 동안 지급한 운용리스료만 1조6864억원에 이른다.

운용리스는 회계처리에 있어 부채로 인식되지 않고 연간 지급하는 리스료를 비용으로 처리한다. 2019년부터 운용리스도 전액 부채로 인식하는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아시아나의 재무구조는 더 악화될 수 있다.

언제 오를지 모르는 유가는 시한폭탄이다. 유류비는 아시아나 매출액의 25%를 차지한다. 최근 아시아나의 수익에 유가 안정세는 큰 힘이 됐다. 다만 최근 들어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올 상반기 평균 항공유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3% 상승했다.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도 부담이다. 외화차입금 비중(60.1%)이 높을 뿐만 아니라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을 외화로 지급하고 있어 원화 약세가 올 경우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가 강했던 시장을 LCC가 치고 올라오면서 가격 결정력이 약화된 상태”라며 “외부 환경이 악화될 경우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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