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가 자산가격 인플레를 촉진하는 경로(6)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7.10.24 06:21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돈 떼일 위험이 없는"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는 전 세계 투자자산의 벤치마크(참조 기준점)가 됩니다. 각 자산의 수익률을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과 비교해서 그 자산이 싸다 또는 비싸다고 판단하죠. 물론 해당 자산에 고유한 위험이라든가, 그 당시의 금융시장 환경에 따른 전반적인 위험 수준도 함께 고려해서 저울질합니다.

어쨌든 이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자산시장에 매우 중요합니다. 위 그래프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세 가지 구성요소로 분해해 본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분해된 값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요, 어떤 이론에 따라 분석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적용해 분해한 값을 추정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하루짜리 또는 한 달, 일 년 짜리 단기국채를 사지 않고 만기가 10년이나 되는 걸 사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죠. 그중 하나가 '매번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다시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래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는 "앞으로 10년간 예상되는 초단기금리의 평균치"가 내재하여 있겠죠.

그런데 이 초단기 금리란 것은 명목금리입니다. 그러니 이 안에는 "앞으로 10년간 예상되는 평균 물가상승률과 앞으로 10년간 예상되는 '실질' 정책금리 평균치"가 내재하여 있을 겁니다.

하루짜리 채권을 사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금융시장 환경이 예상 밖으로 달라진다 해도 항상 그 변화된 추세에 투자를 따라갈 수 있죠. 매일 원금을 돌려받으니까요. 하지만 10년짜리 채권을 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돈이 한 번 묶이면 10년간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게 뛰거나, 그래서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실질금리를 인상하면 내가 투자한 채권의 가격이 급락합니다. 그런데도 손을 쓸 수가 없으니 장기채권에 투자하려면 다른 무엇인가 보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위험을 완충할 수 있도록 '덤'으로 요구하는 수익률이 ‘텀 프리미엄’입니다.


현재 미국 10년 만기 국채시장은 앞으로 10년간 미국의 실질 정책금리가 평균 0.85% 정도 될 거라고 예상합니다. 지난 2013년초 마이너스 1.37%와 비교하면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굉장히 많이 회복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1.82%밖에 되지 않습니다. 2.6%에 육박했던 2013년초에 비해 물가전망이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물가가 앞으로도 별로 오르지 않을 거로 보인다면, 연준이 예상과 달리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설 위험은 별로 없겠죠? 그래서 현재 미 국채 10년물에 내재한 텀 프리미엄은 마이너스 0.34% 수준입니다.

이토록 낮은 텀 프리미엄이 자산시장에 미치는 함의는 아주 큽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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