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언즈 감독 "AI의 특수효과, 인간의 스토리에 뒤져"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7.10.23 14:04

23~24일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2017' 전문가들, "AI시대엔 교육도 달라져야"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2017'에 참석한 (왼쪽부터) 피에르 코팽(Pierre Coffin) 감독과 장친쿤(Qinkun Zhang) 중국 텐센트연구원 사무국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경은 기자.<br>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인류의 기능 대부분이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성급한 판단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창의성 분야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영역이어서 대체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2017'에 참석한 피에르 코팽(Pierre Coffin) 감독은 "콘텐츠란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인데 이것을 인공지능이 얼마나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영화의 경우 뛰어난 기술력으로 아름다운 특수효과를 써도 스토리와 캐릭터가 좋지 않으면 관객들에게 외면당한다. 스토리와 캐릭터는 기술이 할 수 없는 너무나 인간적인 영역이다"고 밝혔다.

피에르 코팽 감독은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미니언즈'로 유명한 감독 겸 애니메이터다.

피에르 코팽 감독은 기계가 만들어 낸 콘텐츠가 사람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문화상품이나 예술작품을 볼 때 창작자의 의도를 상상하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감상하고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데, 만약 그것이 컴퓨터가 만든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감흥이 사라지고 시큰둥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한 장친쿤(Qinkun Zhang) 중국 텐센트연구원 사무국장도 인공지능이 문화콘텐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데에 입장을 같이 했다. 장친쿤 사무국장은 "인공지능에 이용되는 알고리즘이든 데이터든 결국 사람이 창작해서 부여한 것이고, 인공지능은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그 기능을 발현하는 것이어서 영원히 자기가 누군지 알 수 없다"며 "결국 창작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상으로도 사람과 사물이 각각 권리의 주체와 객체로 나눠져 있어, 법률적 전제에 따르더라도 인공지능은 권리의 주체가 아닌 객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 기술분야 권위자들은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를 과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오히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류는 더 이상 단조로운 업무를 하지 않고 생활을 더욱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2017'에서 (왼쪽부터) 제프 멀건(Geoff Mulgan) 네스타(NESTA) 대표와 레브 마노비치(Lev Manovich) 뉴욕시립대(CUNY)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br>

이에 대해 제프 멀건(Geoff Mulgan) 네스타(NESTA) 대표는 네스타에서 진행한 '2030년 고용의 미래' 연구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건강, 교육, 보건, 식품, 스포츠 등 창의성을 요하는 직종들에서 고용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많은 직종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간 고유의 영역인 창의성 부문의 직종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달라질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한목소리를 냈다.

제프멀건 대표는 "교육당국과 학교에서 아이들이 창의성, 문제해결력을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준비시켜야 한다"며 "아직도 이전 세대 교육에 갇혀 있는데 이러한 교육의 변화가 미래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고 역설했다.

'뉴미디어의 언어' 저자이자 뉴욕시립대(CUNY)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는 레브 마노비치(Lev Manovich) 교수는 구체적으로 기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픽 디자인이나 음악 등 예술을 공부하면서 컴퓨터 분야를 함께 공부하는 식의 공동학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융합교육을 통해 어떻게 인간이 기술을 이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길을 찾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교육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문에 아쉬움이 있다. 한국의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창조분야의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해외로 나가 교육을 많이 받는걸 보는데, 그들이 한국 교육을 통해서도 글로벌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창조 분야의 스타트업 육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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