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군불 땐 한국은행…몇 차례 올릴까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7.10.24 03:47

시장 연내 1회, 내년 1~2회 전망 우세…기준금리 2%대 복귀까지 시간 걸릴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 정책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주 10월 통화정책회의 기자회견에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상 시점에서 횟수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앞으로 경기와 물가가 기조적인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되면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방향성은 맞다"고 말했다. 10월 금통위에서 밝힌 "경기와 물가 흐름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정도 성숙되어 가고 있다"는 발언과 같은 취지다.

다수 국내 투자기관들은 10월 금통위 이후 연내 금리동결에서 금리인상으로 하우스 뷰(내부 전망)를 바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팀장은 “북한 추가 핵실험 등 대내외 특별한 이벤트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지금으로선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내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선 시장의 전망이 엇갈린다. 적게는 1회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2~3회 올릴 것이란 예측도 있다.

10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년 7개월 만에 2%대로 뛰 것은 한은의 내년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한은이 만약 내달 금리를 올리면 2011년 6월(3.00%→3.25%)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이는 기준금리가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오르는 단순 숫자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이어졌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점차 정상화된다는 의미가 있다.

한은 금리인상 횟수가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의 배경은 과거 금리정상화 시기를 봐도 알 수 있다.

한은은 2005년 10월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올린 뒤, 글로벌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8년 8월 5.25%까지 3년 여에 걸쳐 0.25%포인트씩 7번 금리를 올렸다. 글로벌금융위기가 진정된 2010년 7월 2.00%에서 2.25%로 올린 뒤에는 이듬해 6월까지 11개월간 4회 더 금리를 인상했다.


일단 정책기조가 바뀌게 되면 국내외 경기변동에 따라 일정기간은 수 차례 더 금리를 올렸던 것이다.

이번에도 이같은 정책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10년처럼 단기간에 여러번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시장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2%대로 올라서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올해와 내년 금리를 3번 이상 올리는 어렵다는 의미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3%대로 예상하는 등 경기회복 국면이나 연간 금리를 3회 이상 올릴 정도로 ‘과열’ 국면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한 해 금리를 4번 올린 2010년은 글로벌금융위기 직후 저성장 기저효과로 연간 성장률이 6.5%에 달했던 시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이 내년까지는 2% 미만 기준금리를 유지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시 부작용을 우려한 속도 조절론도 제기됐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최근 수출, 설비투자 지표가 좋다고 볼 수 없고 건설경기도 새 정부 정책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은이 금리인상을 시사한 상황에서 이런 부분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경기, 물가 이외에도 북핵 리스크와 주요국 통화정책 취약차주 부채 리스크 등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답했다.

이를 고려할 때 향후 한은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중장기 국내 성장·물가 흐름 △미국 추가 금리인상 속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내년 초 임기가 마무리되는 이주열 총재의 후임자가 어떤 성향인지도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성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 성향이면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고,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매파 성향이면 반대로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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