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인 CEO들… 만만찮은 국산車 현실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7.10.22 15:50

첫 한국인 사장 박동훈·제임스김 임기 2년 못채우고 떠나..새 CEO '철수설'·'판매하락' 등 현안 산적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왼쪽),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11월 취임)/사진제공=각사
한동안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한국계로 채워졌던 국내 완성차 업계에 다시 외인(外人) 바람이 불고 있다.

외국계 국산차 업체인 한국GM·르노삼성이 본사 파견 인물로 수장을 전격 교체하면서 업계에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다음달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이 취임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GM도 한국계 미국인 제임스 김 사장이 전격 퇴임 선언을 하면서 지난 9월부터 카허 카젬 신임 사장 체제로 들어섰다.

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초 국내 기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한국GM(미국 GM 계열)과 르노삼성(프랑스 르노 계열)은 각각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이나 한국계 사장을 기용하면서 화제를 모았었다.

내수 시장에서 '골리앗' 현대·기아차에 맞서 현지화로 파이를 적극 확대하려는 취지로 풀이됐다.

실제 꽤 좋은 성과도 냈다. 한국GM은 목표치인 내수점유율 두자릿수에 살짝 못미치긴 했으나, 지난해 스파크·말리부를 앞세워 출범 후 사상 최대 내수 판매량(18만275대)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와 차별화된) '새로운 놀이터'를 마련하겠다"는 박 사장의 공언처럼 르노삼성도 6시리즈(SM6-QM6) 쌍두마차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이며 재도약했다는 평가다. 현장 경영을 통해 올해까지 3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난해 누리던 신차 효과 감소로 올 들어 다소 위축된 데다, 여러 대내외 경영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두 CEO는 모두 임기 2년을 못 채우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GM과 르노는 본사 파견 외국인 CEO들을 다시 불러오는 전략을 짰다. 그러나 앞으로 두 신임 외국인 CEO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전임지인 GM 인도법인에서 구조조정을 맡았던 카젬 사장은 무엇보다 '철수설'에 직면하고 있다. 내수 판매는 취임 첫 달인 지난달 쌍용차에 밀려 4위로 떨어졌고, 올해 노조와 갈등이 고조되며 임금협상의 끝이 안 보이는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취임하자마자 "한국은 GM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진화하려 했으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한국 시장 철수를 견제했던 KDB산업은행의 특별결의 거부권(비토권)도 지난 16일 소멸된 가운데, 카젬 사장은 오는 23일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

르노삼성도 6시리즈로만 내수 실적을 견인하기엔 힘이 달리는 상태에서 이를 보완할 '신차 카드'도 마땅치 않다.

올 하반기 예정됐던 소형 해치백 '클리오'는 내년으로 기약없이 미뤄졌고, SM3·5·7은 수년째 연식변경만 이뤄지고 있다.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향 '닛산 로그'도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결과에 따라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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