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저속부터 500명 동시탑승까지…中企가 주도한 특수엘리베이터

머니투데이 김포·시흥(경기)=이민하 기자 | 2017.10.23 15:29

국내 승강기 강소기업, 송산특수엘리베이터·한진엘리베이터
비상구조용·최대 500명 골리앗 승강기… 설계부터 직접 생산

/사진=김기영 송산특수엘리베이터 대표가 지난 20일 경기도 시흥 본사 공장에서 승강기 제어판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치이이익." 건물 3층 높이의 공장을 쉼없는 용접 소리가 가득 메웠다. 지난 20일 경기도 시흥·김포시에 있는 송산특수엘리베이터와 한진엘리베이터의 생산공장은 긴 추석 연휴가 끝난 후 밀린 납품일정을 맞추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송산과 한진은 각각 특수 승강기와 일반 승객· 화물용 승강기 분야 강소업체다. 국내 시장점유율 85%를 외국계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오티스·티센크루프 등 글로벌 승강기업체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세계 최대· 국내 최초' 수식어 단 특수 승강기
경기 시흥시 송산특수엘리베이터의 생산공장 한복판에는 대형 철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철판 한 면의 길이는 성인 남자 기준 스무걸음 이상으로 길었다. 거대한 철판의 정체는 송산이 곧 납품 예정인 초대형 골리앗승강기에 쓰이는 발판이었다.

김기영 송산특수엘리베이터 대표는 "초대형 골리앗승강기는 300~500명을 한번에 태우고 오르내릴 수 있어 해양플랜트나 대형 선박건조 현장 등에서 쓰인다"며 "이미 300명을 태울 수 있는 20톤 규모 골리앗승강기는 국내 중공업체와 아시아, 러시아 등 전세계 8곳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 500인승 골리앗 승강기를 설치 중이다.

생산공장의 다른 한 켠에 있는 비상구조용 승강기 '엑스베이터' 시제품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엑스베이터는 유해가스 유입 차단과 차열· 방수 방폭 기능을 갖춘 승강기다. 출입문 위에는 레이저 유도등이 빛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차세대 승강기인 엑스베이터는 비상 시 정전이 됐을 때에도 자체 동력원으로 가동되는 최첨단 제품"이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초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옆 사무동으로 들어가는 복도에는 엑스베이터 등 그동안 받은 기술특허와 품질인증서, 표창장으로 가득했다. 김 대표는 "특수승강기 산업은 기계·전기·전자·소프트웨어(SW)와 인적자산이 모두 요구되는 분야"라며 "자체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3년 내 매출 1100억원 달성과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박갑용 한진엘리베이터 대표가 지난 20일 경기도 시흥시 본사 공장에서 승강기 설비 생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설비·전기·기술 관리까지 '국산화'
송산특수엘리베이터와 불과 40여㎞ 떨어진 곳에는 한진엘리베이터의 김포 생산공장이 있다. 한진엘리베이터는 일반 승강기 시장의 국내 대표업체다. 주로 15층 안팎의 아파트에 쓰이는 승객·화물용 엘리베이터를 만든다. 공장에서 승강기 반조립 부품을 만들고 건설현장에서 완성하는 구조다.

한진 생산공장의 사무실 한 쪽면에는 대형 상황판이 붙어 있었다. 세종시·서울 송파 등 전국에서 현재 납품·설치 중인 13개 현장의 진행사항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올해 매출은 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갑용 한진엘리베이터 대표는 개별 부품 생산라인을 안내하면서 대부분의 공정에서 국산화를 이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분당 105~150m를 이동하는 중저속 승강기는 15~30층 건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이라며 "자체 승강기 설계 연구소를 기반으로 거의 모든 부품을 국산화하고 직접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한진은 국내 중소업체로는 처음으로 분당 150m 속도의 중저속 승강기를 제작·설치했다.

올해는 사물인테넷(IoT) 기술을 적용한 최신 승강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인력·자원 면에서 중소기업의 한계가 있지만 시장 수요에 맞춘 새로운 제품 개발에도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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