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녹음에 집주소는 '비밀'… '안전연애' 아세요?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 2017.10.25 06:20

[新연애공식②]데이트폭력 우려 영향…높아진 성인식에 성병검사 받는 연인도

편집자주 | 시대가 바뀌어도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지만 연애 방식은 달라진다. 스마트폰과 SNS의 대중화, 데이트폭력과 성인식 신장 등 사회·문화적 여건이 바뀌며 청춘들의 연애도 변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짝을 찾고 사랑을 나누는 '실속연애'부터 데이트폭력을 막고 건강한 성생활을 추구하는 '안전연애'까지 2017년 새로운 연애공식을 2편에 걸쳐 알아본다.

/사진=News1 이은주 디자이너
#"OO씨, 저 여기서 들어갈게요." 지난주 친구 소개로 알게 된 남성과 데이트를 마친 A씨는 집까지 바래다주겠다는 제안을 마다하고 지하철역에서 헤어졌다. 그에게 호감은 있지만 자신의 집이 노출되는 것이 꺼려졌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A씨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더 생기기 전까진 집 위치를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며 이성과 교제하는 '안전연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자사회원 63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인 362명(57%)이 '데이트폭력이나 그로 의심되는 일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트 폭력으로 검거된 이는 총 8376명에 달했다.

◇"집주소, 애인은 모르게"…'데이트폭력 위험 체크리스트'도 등장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연인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거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여겨진 일들도 꺼려진다는 반응이다. 대학생 박서정씨(24)는 "기사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무서운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교제 초반엔 남자친구에게도 선을 긋게 된다"며 "얼마전 남자친구가 외국서 선물을 보내준다며 주소를 물었지만, 아직 말하는 게 싫어서 직접 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이승현 디자이너
온라인에선 연인의 위험성향을 판단하는 '체크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체크리스트 항목은 △연인의 SNS나 스마트폰을 수시로 점검한다 △평소 욕설과 폭언을 일삼는다 △수시로 연락을 하고 곧바로 답장하지 않으면 화를 낸다 △질투심과 소유욕이 크다 △원하지 않는 행위를 강요한다 △다툴 때 물건을 던지거나 폭력을 쓴다 등이 포함됐다.

신체·언어적 폭력을 당할 때에 대비해 녹취·녹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데이트폭력을 당해 경찰에 신변보호조치를 요구하거나 고소할 경우 중요한 증거로 쓰이기 때문이다. 직장인 정모씨(28)는 "자동으로 통화를 녹음해주는 앱을 사용하고 있다"며 "혹시 연인과의 대화 중 언어 폭력을 당할 경우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혹시 모를 피해를 당했을 때 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성병검사·백신접종 요구↑…"달라진 남녀관계 탓"
/사진=Pixabay
연인간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준비도 '에티켓'으로 꼽힌다. 대학생 김모씨(23)는 "얼마전 여자친구가 함께 성병검사를 받으러 가자고 했다"며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서로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성만 맞으면 된다고 여겨져온 자궁경부암 백신을 연인이 함께 접종받아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기존엔 남성은 비뇨기과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운데 '가다실'(자궁경부암 백신의 한 종류) 한가지만 맞을 수 있었지만, 남성 접종자들의 관심이 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7월부터 대표적 자궁경부암 백신인 '서바락스'의 남성 접종도 허가해 선택의 폭을 늘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을 데이트폭력에 대한 불안감과 달라진 남녀관계에서 찾는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경계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남녀관계도 덜 솔직해지고 조심스러워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남녀가 보호해주고, 보호받는 관계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성인과 성인 간의 보다 평등한 관계로 인식된다"며 "서로가 원하는 바를 표현하고 요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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