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도입 예정인 지하철 2호선 새 전동차에서 '선반'이 사라진 것에 대해 시민들이 불편해질 것 같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출퇴근길 등 혼잡한 지하철에서 짐을 올려 놓으면 유용하다는 것. 특히 무거운 짐을 들기 힘든 여성·노약자들이나 백팩을 메고 다니는 직장인·대학생들이 "선반을 없애면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까지 지하철 2호선 새 전동차 200량이 도입된다. 기존 구형 전동차가 오래돼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것. 올해 상반기 첫 차가 도입됐고, 하반기부터 50량이 들어오는 등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9월과 10월 시범 운행을 했고, 이달 중 새 전동차를 운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선반을 아예 없애면 불편하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24~25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내에서 승객 30명을 취재한 결과 "선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24명(80%)으로 "필요 없다"는 의견(6명·20%)보다 4배 더 많았다. 또 선반이 필요하다는 의견(24명) 중 10명(41%)은 "일부 전동차만 설치해도 된다"고 했고, 나머지 14명(58%)은 "모든 전동차에 다 설치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동차 내 선반 사용 여부를 살펴보니 혼잡시간대(오전 7~8시)에는 전동차 1량당 5~9개의 짐이, 그외 오후 시간대(2~4시)에는 1량당 2~3개의 짐이 올려져 있었다. 주로 큰 가방이나 쇼핑백, 핸드백, 백팩 등이다.
선반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은 혼잡한 지하철에서 물건 둘 곳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학생 이정민씨(21)는 "전공책이 많을 때는 가방을 들고 다니기 힘들다"며 "자리가 많은 낮에는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 놓으면 되지만, 혼잡할 때는 선반이 필수"라고 말했다. 주부 김순옥씨(65)도 "선반을 잘 쓰지는 않지만, 무거운 짐이 있을 때에 대비해 남겨 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선반이 필요 없다는 시민들은 대부분 잘 쓰지 않는다는 의견이었다. 취업준비생 백모씨(29)는 "물건을 두고 내릴까봐 선반을 원래부터 안썼다"며 "거추장스러운데 그냥 없애도 상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민 불편 해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필요시 객실 내 선반의 추가 설치가 가능하도록 제작해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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