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중국한지에 본드…문화재수리 이대로 괜찮나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이경은 기자 | 2017.10.16 17:36

손혜원 의원 "문화재 수리,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미황사 천불도를 비롯해 문화재 보존 및 수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미황사 천불도 훼손 사건을 비롯해 문화재 수리업자들의 주먹구구식 수리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불도란 전남 해남 미황사 대웅전에 천 명의 부처를 그려놓은 벽화다. 그림을 한지에 그려 대웅전 대들보와 공포대 위 벽면, 회벽과 나무로 이뤄진 23개의 공간에다 붙였다. 18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며 천불도가 벽화로 그려진 경우는 미황사가 유일하기 때문에 가치가 높다.

2015년 10월 수리업체인 영산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대나무칼로 그림을 벽에서 떼어내 보존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원본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화재청 설계자문위원은 벽체가 뒤틀리는 등 상태가 열악해 떼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손 의원은 "천불도 그림을 억지로 떼어내 다시 무리하게 붙이는 과정에서 사이사이에 줄이 생기는 등 (원본이)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김호석 화백도 "한지의 특성을 전혀 모르고 작업한 것 같다"며며 "일본식으로 배운 얕은 기술 만을 갖고 문화재청과 익숙하게 오래 일해온 업체들로 인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정부 기관과 업체 간의 유착 관계도 지적했다. 손 의원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앞서 2006년에 천불도 모사를 위한 국비가 나왔는데 이를 이번 보존업자의 부인이 맡아서 했다. 먼저 예산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몇 년 뒤 남편이 (문화재를) 수리하자고 하면서 (부인의) 그림으로 원본 자리를 대체한 것"이라며 "문화재청, 업자, 문화재청 출신이 관여된 적폐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날림 수리'가 문화재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손 의원은 "문화재 자문위원들이 석조, 금속 전문가 위주로 구성돼 있어 지류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고성 옥천사 지장보살의 경우에도 수리 부분을 뜯었더니 중국산 한지를 본드로 붙인 싸구려 화학지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과 업자간의 부패사슬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며 "시스템을 다시 확인해보고 자문단 구성도 그 문화재에 맞는 사람으로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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