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한 카드사 임원이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며 건넨 하소연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수익원 마련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성장률이 높은 개발도상국가는 아직 카드 이용이 적어 잠재력이 큰 데다 금리 수준이 높아 수익성 높은 신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일본이나 미국 등 카드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에 진출해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해외시장은 진출했다고 곧바로 수익이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사업 인·허가는 물론 고객과 결제망 확보 모두 쉽지 않다. 앞서 해외에 진출한 은행계 카드사를 보더라도 수익을 내기까지 5~6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처럼 신용카드 시대를 반드시 거치리란 보장이 없다는데 있다. 중국에서 보듯 현금시대에서 곧바로 '알리페이', '위챗' 등 모바일 결제시대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각 나라마다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을 바탕으로 핀테크 기반의 결제시스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신용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를 거치지 않는 '앱 투 앱' 방식으로 손쉽게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이 열심히 카드 인프라를 깔아놔도 쓸모가 없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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