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부산영화제, 블랙리스트에 추락"…적폐청산 강조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7.10.15 16:38

[the300](종합)현직 대통령 최초로 부산영화제 참석…"지원하되 간섭 않겠다"

【부산=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 해운대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관람하기 위해 상영관 자리에 착석해 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 본 행사 기간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10.15.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추석 연휴 이후 강조하고 있는 '적폐청산' 드라이브의 일환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보수 정권 하에서 '좌파 영화제'로 낙인 찍히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위축됐었음을 거론하며 새 정부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고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관람, 영화 전공 학생들과의 오찬 간담회, 영화제 관계자들과의 티타임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현장을 시찰한 적이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 본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는 '적폐청산' 메시지를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우리 부산 시민들, 우리 국민들, 영화인들 모두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영화제"라며 "그런 부산국제영화제가 최근 몇년 간, 특히 근래 한 2~3년 간 아주 많이 침체한 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힘내라고 격려하는 그런 마음으로 영화제에 왔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몇년 간 부산국제영화제가 '좌파 영화제다'고 해서 영화제 지원을 빌미로 정부와 부산시가 정치적으로 간섭했다. 정치적 이유로 위상이 추락했다"며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해서는 아예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국고 지원금이 반토막 났다. 이런 상황이 되면서 영화제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는 다시 부산국제영화제를 과거의 위상으로 되살리겠다는 생각이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찾겠다는 각오"라며 "그 방향은 자명하다. 초기처럼 정부와 부산시가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살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향해서 "최선을 다해서 지원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저는 거기에 더해서 지원을 최대한 하되, 역시 간섭하지 않겠다.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들의 자율과 독립에 맡기겠다는 약속까지 함께 드리겠다"고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보수 정권 시절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며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상화를 언급한 것은 최근의 적폐청산 강조 흐름의 연정선에 있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직후 "적폐청산은 사정(司正)이 아니라 관행을 혁신해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속도감있는 개혁을 주문했었다. 지난 12일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지난 정권의 '세월호 조작 문건'을 공개하고, 검찰에 고발하며 적폐청산에 힘을 주기도 했다.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의 적폐청산 기조에 힘을 주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국감의 경우 박근혜 정부 시절에 대한 적폐청산을 내세운 여당이 오히려 공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문 대통령이 이날 부산에서 언급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지난 13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의 화두였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의 영화 관람은 취임 후 두 번째였다. 앞서 지난 8월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를 봤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관람하며 해당 이슈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드러내온 문 대통령은 이날 워킹맘을 소재로 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를 보고 "제목에 아주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느꼈다"며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 이런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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