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T모바일, 합병 합의…美 통신, '3강' 체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7.10.15 16:30

규모 확대로 버라이즌·AT&T와 맞대결…당국 심사 등 절차 남아

미국 통신시장 3·4위 사업자 T모바일US와 스프린트가 합병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앞두고 사업과 투자 규모를 확대해 1·2위 업체와 경쟁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양사 합병은 2014년에도 추진됐으나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반대로 무산됐다. 양사의 두 번째 합병 도전에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가 과거와 다른 판단을 내릴 지 주목받게 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4일 각각 스프린트와 T모바일US를 소유한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독일의 도이체텔레콤 양사가 자회사 합병에 대략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합병은 주식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현재 합병회사에 대한 지분율 등에 대한 마무리 협상이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르면 이달 중 합병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

스프린트-T모바일US의 합병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AT&T와 미국 통신시장을 3분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언론은 분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3년 당시 어려움에 빠진 스프린트를 2조엔(약 20조2000억 원)에 매수했다. 이후 빅데이터 분석 등을 경영에 도입해 위기를 극복했다. 올해 2분기 3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도 기록했다.

하지만 상위 1·2위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성장성이 낮게 평가됐다. 시장분석기관 스트래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버라이즌과 AT&T 가입자는 각각 1억4600만명, 1억3420만명이다. 스프린트는 5970만명 정도다. T모바일US와 합병하면 가입자는 1억3230만명으로 버라이즌, AT&T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선다.


닛케이는 “통신 시장에서 규모가 작으면 고객 유치도 어렵고 투자 확대로 힘든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며 “스프린트와 T모바일US 모두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합병 배경으로는 5G 통신 시대의 개막이 꼽힌다. 세계 통신시장은 2020년께 5G 실용화를 시작할 전망이다. 5G 통신은 모든 기기가 통신으로 연결되는 IoT(사물인터넷)의 기반 기술이다. 5G 시작은 막대한 설비 투자 필요성을 의미한다. 규모가 작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US로서는 투자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합병이 필요하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US가 합병되면 미국 통신시장에서는 상위 3개 업체 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AT&T는 미국 미디어 업체 타임워너 인수를 진행 중이고, 스프린트는 미국 케이블업계 2위 차터커뮤니케이션즈와의 협력도 검토 중이다.

이번에도 양사의 합병은 FCC 심사를 넘어야 한다. 닛케이는 “(규제 완화를 강조하는) 미국 공화당 정권의 탄생으로 양사 합병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며 “심사에는 적어도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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