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청약'이랬는데.. 미계약 속출, 자산가들에게는 기회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7.10.15 18:13

개포시영 재건축단지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미계약 물량 36가구 15분만에 완판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미계약 물량 추첨 분양 모습/사진제공=삼성물산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로또 청약’으로 불렸던 서울 강남 재건축 청약 시장에서 자금 여력이 되지 않는 미계약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 자산가들에게 오히려 기회의 장이 열렸다는 분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래미안 갤러리’ 견본주택은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계약이 안 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36가구 추첨을 위해 오전 10시 입장에 앞서 400여명의 방문객이 길게 줄을 늘어선 것. 마감시간인 오전 11시까지 1500여명이 입장했다. 이중 1200여명이 추첨에 참여해 평균 경쟁률 33.3대 1을 기록하면서 추첨 15분 만에 미계약 물량이 모두 팔렸다.



강남구 개포시영 아파트를 재건축 하는 단지인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3.3㎡당 4160만원에 평균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분양 전부터 1억~2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3.3㎡당 4000만원이 넘는 비싼 아파트지만 평균 청약 경쟁률이 40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중도금 대출이 지원되지 않아 자금 여력이 없는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고 1순위 자격 요건 등 일부 부적격 당첨자가 발생해 일반 분양 물량 185가구 중 약 20%인 36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다.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가장 작은 주택유형도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앞서 분양했던 신반포센트럴자이는 GS건설이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의 40%를 대출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삼성물산은 그런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다.


로또 청약으로 여겨지면서 많은 예비 청약자들이 뛰어들었지만 막상 당첨이 되도 자금 여력이 되지 않는 미계약자들이 속출한 셈이다. 미계약 물량은 59㎡·96㎡(이하 전용면적)등 자산가들이 비교적 덜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가 주를 이뤘다.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전체 단지 중 가장 분양가가 낮은 59㎡ 저층도 10억7100만원이다. 집단대출이 되지 않아 계약금(10%)부터 중도금(60%)를 자기 자본으로 마련해야 한다. 또 강남구는 투기지구로 지정돼 주택담보대출도 세대당 1건으로 제한돼 있다.

추첨 분양 역시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추첨 분양에는 다주택자는 물론 청약통장이 없어도 참여할 수 있어 자산가들에게는 새로운 로또 추첨의 기회가 된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의 문턱이 높아지고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이 의무화 되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이유들로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 현금이 많은 자산가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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