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성영화인모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찍는페미,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등 6개 단체는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지난 13일 서울고법 형사8부는 영화 촬영 도중 상대방을 강제 추행한 남배우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주문했다.
6개 단체는 "이 판결을 계기로 영화계에 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성행위 또는 성폭력과 관련한 연기에 있어 사전합의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이번 판결은 해당 연기가 극중 피해자 역할의 여배우와 합의되지 않았다면 이는 가상의 연기가 아니라 실제 성폭력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하는 첫 번째 사례로 그 가치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6개 단체는 “그동안 연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은 그 경계의 모호함과 현장의 특수성이라는 미명 아래 묵인되거나 방조되어 왔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항소심 유죄 판결은 ‘연기에 몰입한 것’과 ‘연기를 빙자한 성폭력’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A씨는 2015년 4월 저예산 영화 촬영 중 상호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배 여배우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이 사건으로 여배우는 전치 2주의 찰과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여배우는 A 씨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신고했고, 검찰은 A씨를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성추행 사건 1심 재판에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피의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A 씨에게 양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건 연기를 넘어선 폭력이다”, “누군지 다 알았고, 다시는 TV에서 안 봤으면 좋겠다”, “실명제로 모든 것을 밝혔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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