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성향 이영학, "딸은 가치판단 못해"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이보라 기자 | 2017.10.13 12:31

[프로파일러가 본 이영학 부녀](종합) "성욕 해소 대상, 성인 안되니 쉬운 딸친구로"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13일 오전 서울북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됐다./사진=홍봉진 기자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는 여중생 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이영학(35)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이 있다고 판단했다.

범행에 가담한 딸 이모양(14)은 이런 아버지에게 심리적으로 강하게 종속된 것으로 분석했다. 아버지 행위에 대한 (정상적) 가치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미다.

이주현 서울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경사)는 13일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열린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사이코패스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이영학을 분석한 결과 40점 중 25점으로 책정됐다"고 말했다.

보통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판단한다. 경계선에 걸린 점수로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주현 프로파일러는 "어릴 때부터 장애로 놀림을 당하거나 따돌림당하면 친구들을 때리는 식으로 폭력적으로 대응했다"면서 "남을 잘 속이거나 (이익을) 잘 얻어내는 사이코패스 특징은 모금 활동 경험으로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천적 기질과 후천적 경험이 모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숨진 아내를 대신할 성적 대상을 찾다가 딸의 친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애초 다방 직원 등 성인 여성을 생각하다가 여의치 않자 통제가 쉬운 어린 여성에까지 생각이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파일러는 "아내 대신 자신의 성욕을 풀어줄 사람을 찾은 것인데 성적 각성 수준이 굉장히 높아 이를 충족할 만한 성인 여성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자신이 쉽게 접촉할 수 있고 부를 수 있는 딸 친구를 대상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어린 여자 아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소아성애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 프로파일러는 "소아성애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영학은 경찰에 본인이 올해 초부터 성 기능 장애를 겪고 있다고도 진술했다.


이영학이 성에 집착하는 모습은 아내와 17년을 살면서 더 심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프로파일러는 "(아내) 성기에 여성 비하 문구를 문신으로 남기는 등의 행위도 (아내와) 서로 합의 아래 했다고 (이영학이) 진술했지만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숨진 어머니보다 아버지 이영학에게 더 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한 딸 이양은 아버지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분석됐다. 딸의 강한 심리적 종속 배경에는 유전병과 경제적 지원 등이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양은 프로파일러 면담 등에서 "아버지가 없으면 내가 죽는다" "아버지의 판단은 절대로 맞다" 등의 취지로 발언했다.

딸을 면담한 한상아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프로파일러(경장)는 아버지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추가로 친구 A양(14)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에 대해 "'아빠 계획이 틀어질 까봐'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A양과 헤어졌다고 A양 부모에게 거짓말한 것에 대해서도 "같은 선상에서 '아버지 계획' 측면에서 이해하면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즉 딸이 이영학의 범행에 대해서는 가치 판단을 거부하는 상태라는 의미다. 한 프로파일러는 이영학이 친구를 살해한 것에 대해 "딸이 인식을 하고 있지만 '절대로 맞다'고 보는 아버지가 틀렸다고 인정하기 싫어한다"며 "아버지를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못 견뎌 한다. 사정이 있을 거라고 이해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다만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에는 정상적 감정 반응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프로파일러는 "딸이 놀라고 당황했으며 울었다고 말했다"며 "비정상적 감정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친구가 죽었을 때 나타내는 감정을 느낀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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