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임기 2년이 대세…임기 짧아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2017.10.13 04:49

4대 시중은행장 임기 모두 2년…지주사 중심 지배구조 확립

왼쪽(은행장 선임순서)부터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의 임기가 2년으로 정해지면서 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은행장 임기가 모두 2년이 됐다. 기존 은행장 임기가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 것을 놓고 금융지주사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가 확립돼 가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신한·KB·하나금융그룹의 회장 임기는 3년으로 은행장보다 1년 더 길다. 지난 3월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된 위성호 행장의 임기는 2019년 3월까지고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는 이보다 1년 뒤인 2020년 3월까지다.

이번에 회장과 행장이 분리된 KB금융의 경우 윤종규 회장과 허 내정자가 다음달 21일 동시에 임기를 시작하지만 임기 만료는 윤 회장이 2020년 11월까지로 허 내정자보다 1년 더 길다. 올해 2월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경우 임기가 2년으로 2019년까지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되는데 연임할 경우 2021년으로 3년 연장된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장 임기가 회장보다 짧아진 것은 지주 회장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라며 “지주사들이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은행장 임기를 단축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도 “금융당국에서도 지주사 권한을 강화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신한사태, KB사태 등 회장과 은행장의 힘이 대등할 때 갈등이 빚어졌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은행장의 임기 단축은 지배구조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올해 금융지주사가 매트릭스 조직을 강화하는 것도 지주 회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매트릭스 조직이란 금융지주 내 은행, 증권, 보험 등 법인 단위 중심의 조직체계와 별도로 글로벌, 기업금융, 자산관리(WM) 등 사업부문별로 부문장을 두고 그룹 계열사의 특정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조직체계다. 각 부문장은 지주 회장의 지휘 아래 경영을 이어간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장의 임기가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되면서 은행장들이 연임을 위해 단기 실적에 연연해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들이 디지털, 핀테크,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임기가 짧아져 장기계획을 세우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산업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장기적인 관점도 필요하다”며 “조직의 안정을 위한다고 하지만 은행장의 임기 단축으로 은행 내부에 계파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조직의 혼란이 더 잦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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