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 엔지켐생명과학, 시총 2700억원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7.10.13 04:25

코넥스서 기술특례로 코스닥 이전상장 추진…적자회사 부담안고 현 시총 2700억원 넘을지 '주목'

바이오 회사 엔지켐생명과학이 기술특례로 코스닥 이전 상장을 결정한 가운데 '적자회사'라는 부담을 극복하고 현재 이상의 기업가치를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넥스 대장주 엔지켐생명과학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 2700억원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약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EC-18'을 개발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크다. 지난해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EC-18은 항암치료 등 과정에서 호중구 수치가 감소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치료하거나 완화하는 약이다. 경구용 치료제로, 피하주사용보다 비교적 사용이 간편하고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글로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8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을 호중구감소증뿐 아니라 구강점막역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코넥스 대장주로 부상했다. 지난해 8만원에 근접할 정도로 주가가 급등, 코넥스에서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각광 받았다. 그만큼 EC-18 개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올 들어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현재 4만원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당시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400억원이었는데, 이후 주가가 상승하며 현재 27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결정한 이유는 EC-18 임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신약 개발의 경우 임상을 거치면서 많게는 수백억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엔지켐생명과학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오히려 코스닥 이전 상장의 난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엔지켐생명과학 시가총액인 27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공모 과정에서 받아내기 위한 회사 측과 주관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주가보다 아래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기존 주주의 피해로 인한 잡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지켐생명과학은 꾸준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기업가치 책정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술특례를 거치는 바이오 기업의 경우 주로 앞으로 예상되는 수익 등 미래가치를 끌어와 기업가치의 토대로 삼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액 218억원, 영업손실 62억원, 순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엔지켐생명과학이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약 308억원이다.

엔지켐생명과학 최대주주는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로 지분율은 17%다. 특수관계인인 손기영 대표를 포함한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25.5%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엔지켐생명과학은 현재 이익이 나지 않는 회사이기 때문에 공모 과정에서 미래가치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회사의 자금조달 욕구가 클 경우 현재 시장가격보다 아래에서 공모가가 책정돼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받기 위해 다양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과 마케팅 포인트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엔지켐생명과학은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 주목하는 EC-18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현재까지 진행상황, 효능 등을 고려할 경우 개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치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업계에서 기술력에 대해 인정을 받고 있고 실제로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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