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18일' 현대차에 의미가 남다른 이유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17.10.07 15:20

베이징현대 창립 15주년, 中 공산당 대회...생일 맞은 정의선 부회장도 경영고심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현대 미디어 사은행사에서 현대차 설영흥 고문(전 부회장, 사진 왼쪽에서 4번째), 김태윤 사장(오른쪽에서 2번째), 베이징현대 허쉬의 동사장(오른쪽에서 3번째), 담도굉 신임 총경리(왼쪽에서 2번째) 등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측 고위 임원들이 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2002년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기차 간 50대 50 지분 투자를 통해 탄생한 베이징현대는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설립된 첫 합자 자동차 기업으로 올해 창사 15주년을 맞습니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움직임이 본격화하던 지난 4월 '2017 상하이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중국 고객들에게 호소한 내용이다.

◇베이징현대 창립 15주년, 中 공산당 대회도 거시변수= 오는 10월 18일은 베이징현대가 공식 설립된 지 15년이 되는 기념일이다. 어느 해 보다도 위기감이 고조된 터라 마냥 자축하고 있을 분위기는 아니다.

일단 사드 보복 후폭풍으로 중국 내 판매량이 올 들어 반토막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불과 1년 전 중국 4공장인 창저우 공장이 완공됐을 때 만해도 베이징현대는 "2018년 상반기 중국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한국에서 1000만대 판매 달성에 35년이 걸렸는데, 중국에서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를 보이겠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러나 사드라는 초대형 외부 변수를 겪으면서 이 목표 달성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초 중국 5공장인 충칭공장도 정식 가동에 본격 돌입했으나 관례와 달리 준공식 등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생산만 진행 중이다.

합작사인 베이징기차와의 내부 갈등도 수면 아래에 잔존해 있다. 해빙 무드가 조성 됐다곤 하지만 언제 또다시 표면 위로 드러날지는 알 수 없다.

지난달 25일 베이징현대의 두 파트너사 최고위 임원들은 한국·중국 언론을 초청해 공개적으로 우의를 드러내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담도굉 신임 총경리는 "베이징현대 15년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에 총경리를 맡게돼 부담이 크다"면서도 "상품 경쟁력 강화, 신기술 도입, 스마트 서비스 강화 등 3가지에 집중하겠다"며 '시련 속에서 더 강해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올 3분기 들어 베이징기차는 한국계를 포함한 납품 업체들의 단가를 20% 이상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현대차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팽팽히 맞서면서 대금 지급이 3~4개월 가량 미뤄진 바 있다.


일부 외국계 업체의 납품 중단으로 베이징현대의 공장 가동 중단이 반복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 현지 매체에선 합작 관계가 정리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은 지난달 중순 전격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단가 인하 없이 밀렸던 납품 대금 지급이 모두 이뤄졌다. 표면적으로는 대금 지급부터 하자는 현대차의 요구 사항을 베이징기차가 받아들인 셈이다.

이에 현대차가 베이징기차를 설득하기 위한 카드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창립 기념일 전 사태가 일단락됐다는 점에 업계는 안도하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어찌 됐든 (내부 갈등이라는) 큰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협력과 위기 극복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서둘러 전열을 재정비할 때"라고 말했다.

◇'47번째 생일' 정의선 부회장도 대응방안 고심= 거시적으로는 오는 18일 열릴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 대회도 베이징현대에 '나비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진핑 집권 2기가 출범하는 공산당의 최대 행사인데, 이 자리에서 한·중 관계(사드)와 북핵 등 큰 틀의 외교 정책이 논의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의 중국 내 판매 부진은 상당 부분 정치·외교적 이슈와 결부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47번째 생일을 맞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경영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만큼 올 4분기 대응 방안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부터 올 추석 직전까지 체코·독일 등 유럽 시장과 싱가포르·말레이시아 해외 출장을 마친 정 부회장의 차기 중국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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