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듣게 되는 신조어도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따위의 것들이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에 고작 10분의 1~2 정도를 살아 본 조카들이 '이생망'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고 해서 과연 이들을 탓해야 할까.
뭐라 작은 위로의 말이라도 해 주고 싶지만 그다지 말 주변도 없어 머뭇거리는 삼촌·이모들에게는 소박한 선물이 답이다. 또 누군가는 고리타분하다 주저하겠지만 진심을 담은 책 보다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기에 더 나은 선물은 많지 않다.
다음은 출판사 문학동네의 정민호 마케팅팀 부장이 꼽은 '이번 생은 망했다는 조카에게 권해주고픈 책' 5선(選)과 추천 이유다.
“그해 밤 별빛은 우리가 있던 자리를 밝힐 수는 없었지만 서로의 눈으로 들어와 빛나기에는 충분했습니다.”라는 문장을 곱씹어본다. 실컷 울고 난 다음의 저릿함 같은 그 감정이 이 글에 녹아있다.
‘불행’하고 싶지 않아 사표를 쓰고, 무작정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박수를 치는 건 왜일까. 비록 내가 그렇게 살 수는 없더라도, 그런 사람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에 든든함을 느낀다.
좋아하는 사람과 한 잔의 술을 마시며 인생을 이야기하는 그 순간들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소설에서 그 마음을, 그리고 사랑을, 또한 인생의 비애를 읽는다. 인생이 반짝거리는 것 같다.
우리에게는 여유가 필요하다. 바쁜 세상과 말 많은 사람들과 거리를 둘 줄 알아야 하는데, 많은 이들이 그 방법을 몰라 전전긍긍.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제법 괜찮은 처방전이다.
투병 중에도 학생들을 만났며 좋은 글을 남겨준 고 장영희 교수의 책은 밑줄 그으며 읽어야 할 대목이 많다. 그렇게 읽다보면 안다. 이 글을 읽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할 수 있는 이 순간들이 기적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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