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증도 치고나가는 中, 기술 표준 야심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7.10.02 07:01

QR코드 활용한 모바일 결제시장 제패 이어 안면인증 상용화도 속도
자체 생체인증 기술 영토 확장 중

지난달 1일 중국 항저우KFC에서 한 고객이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투페이'를 경험하고 있다.


단기간에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 시장을 구축해낸 중국이 차세대 신분인증 방식으로 평가받는 안면인식 기술에서도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거대한 모바일 결제 시장을 두고 있어 기술 수요가 풍부한 데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생체인증 표준을 놓고도 본격적인 패권 경쟁을 시작했다.

◇휴대폰 대신 얼굴로 결제…中 상용화 단계 돌입

1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 등 외신들과 IT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즈푸바오)는 지난달 1일 중국 항저우KFC에서 안면인식 결재를 선보였다. 지난 2015년 3월15일 독일 전자통신전시회(CeBIT) 기조연설에 나선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스마일 투 페이’라는 안면 인식 시스템을 처음 공개한 지 약 2년 6개월 만에 본격적인 상용화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3차원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된 무인 메뉴 주문 기기에서 1~2초가 걸리는 얼굴 인식 절차를 마친 뒤 알리페이에 등록된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결제가 끝난다. 결제 한도를 정해 한번에 500위안, 하루 누계 1000위안을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알리바바의 경쟁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은 오프라인 매장 징둥즈자 4개 매장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시험적용 중이다.

HSBC중국도 지난 6일 모바일 은행에 안면인식 기능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안면인식 방식을 통해 하루 누계 5만 위안까지 자금이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외자은행이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첫 사례다. 중국에서 은행이 금융업무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건 위챗페이(웨이신즈푸)를 갖고 있는 텐센트가 세운 중국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위뱅크가 처음이다.

중국의 전통은행인 자오상은행도 지난해 106개 도시에 설치한 1000여개의 ATM기에 안면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농업은행도 최근 저장성 등에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ATM을 설치했다. 중국 안면 인증 기술은 지급 결제나 금융시스템을 넘어 일상생활에도 파고 들고 있다. 선전, 상하이 등지에 등장한 안면인식 전광판은 무단횡단을 한 사람의 신상 정보를 대형 전광판에 보여준다. 베이징사범대학은 지난달 안면인식 출입 관리시스템을 모든 기숙사에 적용했다.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것은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이미 대중화돼 있어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결제로 중국 시장을 장악한 알리페이와 위쳇페이 등이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적극적으로 새 시장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한 배경이다. 알리바바가 2011년 중국에서 시작한 QR코드 결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을 급속히 키워냈고, 공유경제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촉매 역할도 했다. 안면 결제의 확산이 중국 경제에 또다른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알리페이·위챗페이, 생체인증 기술 표준 야심

중국 기업들은 안면인식 기술의 상용화를 넘어 생체인증 기술 표준 경쟁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생체인증은 모바일 금융 거래에 있어 안정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높여줄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모바일 결제 리서치회사인 크론 컨설팅은 향후 3~5년간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50% 이상이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해 모바일 결제 로그인 및 계정검증 등을 수행할 거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세계 시장을 제패한 기술 표준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특정 기업군과 기업들이 ‘동맹군’을 늘려가며 경쟁하는 단계다. 먼저 등장한 것이 페이팔, 레노버, 시놉시스 등 6개 기업이 시작한 ‘FIDO(Fast Identity Online) 연맹’이다.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ARM, 퀄컴, 화웨이, 삼성, 알리바바, NTT, 비자, 마스터카드 등의 회사가 FIDO에 가입해 현재까지는 가장 저변이 넓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FIDO를 사용했던 알리페이는 FIDO를 참고해 지난 2015년 자체적인 인증 시스템인 IFAA를 만들었다. 알리페이와 함께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위챗페이도 SOTER라는 자체 인증방식을 도입했다. 후발주자들이지만 중국의 거대 모바일결제 시장을 배경으로 급격히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IFAA의 공개 수치에 따르면 2015년 6월 발기 이후 지금까지 100개 회원과 36개 브랜드, 200개 모델의 스마트폰 단말기를 포함해 10억대의 기기가 이 방식을 지원한다. SOTER도 30개를 넘는 기기 제조업체와 수억 개의 단말기를 지원군으로 확보했다.

중국 경제미디어인 21세기경제보도는 “국제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FIDO, 알리페이가 주도하고 있는 IFAA, 위챗페이의 SOTER가 3대 인증시스템을 형성했다”며 “최근 IFAA, SOTER가 잇따라 신분인증 소스 개방을 선포하면서 3대 인증시스템의 전면적인 대결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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