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미국의 물가를 한 번 다시 봐야겠습니다. 금융위기 이후로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거의 계속해서 목표치를 밑돌고 있습니다. 2.0%라는 물가상승률 목표는 상한선이 아니고 중기적인 평균치에 해당하는데도 말이죠. 연준은 지난 9년간 계속해서 '물가안정'이란 책무 달성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2000년대 중간에 잠시 목표치를 웃돌기는 했지만, 대략 지난 1996년부터 2004년 여름까지도 매우 장기간에 걸쳐 근원 인플레이션이 2.0%에 미달했습니다.
즉 지난 21년의 기간에서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0%를 상회한 것은 약 4년간에 불과합니다. 약 80%의 기간에 걸쳐서 연준은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준은 '중기적으로 2.0%'라고 하는 물가목표를 달성하는데 내심 별로 의지가 없는 것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리려는 데에는 아마도 몇 가지 배경이 있을 듯합니다. 1) 경제여건이 좋을 때 금리를 좀 올려놓아야 나중에 나쁠 때 내릴 여력이 있고 2)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낮지만 고용상황을 봐서는 나중에 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고 3) 따라서 미리 올려두지 않으면 미래에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져 경기침체를 부를 정도의 강력한 긴축이 필요해지고 4) 너무 낮은 금리 때문에 각종 자산시장에 거품이 생길 위험이 있고….
그런데 만일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인 것이어서 장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 연준은 어째야 할까요? 다음 편에서 계속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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