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 즐겁지 않다면 기억해야 할 3가지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 2017.09.30 07:31

[줄리아 투자노트]

/사진=뉴스1
10일간의 장기 연휴가 시작됐다. ‘야호~’란 환호성이 터져 나올만 하지만 마음 한편에 불만이나 불평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생에 찾아오기 힘든 황금연휴를 선물로 받았는데 웬 불만?’이라고 생각한다면 뭘 모르는 소리다. 긴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는데 가족과의 부대낌이 정말 싫을 수 있다. 혹은 남들은 해외로, 국내로 놀러 나간다는데 연휴 때 꾸역꾸역 일하러 나와야 할 수도 있다. 짝사랑이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긴 연휴가 견디기 어려운 고문일 수 있다.

황금연휴에도 행복하지 못하고 즐겁지 않다면 잠시 눈을 감고 지금 이 상황에서 그나마 좋은 일, 그나마 감사할 일을 생각해보자. 유대인의 율법과 전통, 민간 전승 등이 담긴 탈무드에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란 글귀가 있다. 연휴기간, 꿈에 그리던 여행을 떠난다 해도 감사함이 없으면 그 여행은 고행이 될 수 있고 연휴기간, 불편한 상황에 처한다 해도 감사함이 있으면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연휴 때 기억해야 할 감사한 일을 정리해봤다.

◇‘웬수’같은 가족=가끔 내가 낳은, 나를 닮은 자식인데도 꼴 보기 싫을 때가 있다. 부모님도 지겨울 때가 있다. 자식조차, 친부모님조차 미울 때가 있는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배우자나 배우자 가족은 더할 수 있다. 추석 명절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보낸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명절이 싫은 사람도 있다.

긴 연휴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지들의 질문이 짜증스럽고 음식 하고 설거지 하는 것이 지긋지긋하며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마음 편히 쉴 수 없어 불편하다면 한번 생각해보라. 어딘가에 소속돼 있다는 것 자체가 주는 안정감을, 내가 지겨워 하는 이 가족, 친지들이 누군가에겐 가질 수 없어 더욱 부러운 안타까움일 수 있음을, 나에게 혹은 집안에 큰 일이 생겼을 때 의지할 곳이 이 ‘웬수’같은 가족, 친지임을. 명절에 얼굴 맞대고 한 번 싫은 소리 듣고 일 좀 해주면 끝난다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 아닌가.

◇월급 주는 직장=연휴 때 일을 해야 한다면 그 역시 감사한 일이다. 혹자는 명절에 집에서 일하는 것보다 회사 나오는 것이 훨씬 낫다고 진짜 “땡큐”를 연발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집에서 “결혼은 언제 하니” “집은 언제 사니” “애는 언제 낳니” 등등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일부러 알바를 뛰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는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은 다 쉰다는데 나는 직장을 잘못 골라 연휴 때도 일해야 한다는 불평하는 마음이 클 것이다.


남들 쉴 때 일하는 거야 싫지만 그래도 돈이 생긴다는데 작은 위안을 삼자.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일이 없어 불안한 사람도 많은데 일할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생각하자. 연휴 때 내가 일함으로 회사 업무가 돌아가고 누군가는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소소한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언젠가 일이 없어 주체할 수 없는 많은 시간 속에 허우적댈 날일 있음을 기억한다면 연휴 때조차 일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혼자 있는 외로움=긴 연휴를 홀로 보내야 한다면 감사하기가 좀더 쉬울 수 있다. 일하느라 보지 못했던 영화나 드라마, 웹툰을 몰아서 볼 수 있고 잠도 실컷 잘 수 있다. 장기 연휴는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하루 종일 누워 스마트폰과 TV 리모컨을 벗 삼아 게으름 부리며 시간을 탕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면,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같이 보낼 수 없다면 긴긴 연휴는 가슴 썰렁한 고역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 그 사람은 뭐하고 있을까. 내 생각을 하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면 뭘 해도 집중이 안되고 즐겁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이 외로움조차 감사할 일이다. 별 다른 걱정 없이 외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소한 사치일 수 있다. 지금 나를 외롭게 하는 이 사랑이 내 인생을 깊이 있게 해주는 풍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편으론 영화나 소설 속 한 장면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은 외로워야 자신을 돌아본다. 외로움 속에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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