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넥타이는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은 줄곧 이른바 '승리의 넥타이'로 불리는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했다. 문 대통령의 홍보 업무를 주도했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주로 했던 스타일이다. 강인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연출된 스타일이었던 셈이다. 거리 유세, TV 토론회 등에서 문 대통령은 이 '케네디 넥타이'를 했고 그 의미처럼 대선 승리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당선 후 주황색 '독도 강치 넥타이'를 했다. 인사 발표 혹은, 여야 지도부와 회동 자리에서 이 넥타이를 착용했다. '강치'는 바다사자의 일종으로, 독도에 서식하고 있었지만 일본의 남획으로 멸종된 동물이다. 독도의 상징과도 같은 동물이 무늬로 들어가 있는 넥타이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맨 것이 알려지면서 대중은 열광했다. 2012년 '독도주권 선포의 날'을 기념해 한 중소기업이 만든 이 넥타이는 문 대통령이 착용한 후 순식간에 완판됐다. 이른바 '이니 굿즈(문 대통령 기념품)' 신드롬의 한 축이 됐다.
넥타이는 외교에서도 역할을 했다. 특히 핵심 동맹국이자, 북핵 이슈에 공조를 해야 하는 미국과의 우호를 과시하는 데 일조했다. 6월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푸른색' 넥타이로 통일해 흔들림없는 동맹관계를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7월초 독일에서 있었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정상 모두 붉은색 넥타이를 함께 착용했다. 공교롭게도 푸른색은 문 대통령을, 붉은색은 트럼프 대통령을 의미하는 색이기도 하다. 양국 공조의 상징으로 '넥타이'가 떠오른 장면이었다.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여야4당 대표 만찬회동에서도 문 대통령은 초록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회동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같은색이었다. 비록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안 대표가 북핵 이슈 등의 문제인식에 있어 팽팽히 맞서는 모습도 보였지만 개혁입법을 위해 '협치'가 절실한 문 대통령이 국민의당에 대한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넥타이와 관련해 "일부 조율된 장면도 있지만 모든 넥타이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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