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술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투자 승인을 두 달 넘게 보류하고 있지만 기존 계획을 밀고 나가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이날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8회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안이라면 기존 생산라인 교체 정도가 방법일 수 있지만 내년도 물량을 이미 고객사와 협의한 상황에서 라인을 개조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을 개조하면 기존 생산라인과 달리 증착공정 장비가 달라지는 문제도 있다"며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조약상 OLED는 무관세 제품이 아니라 현재 5% 관세를 물어야 하는데 앞으로 관세가 15%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투자비용 차원에서도 중국공장 건설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광저우에 이미 LCD(액정표시장치) 생산거점이 있어서 인프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8.5세대 수요 증가를 맞추려면 5조7000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가 1조8000억원 정도만 부담하면 나머지는 현지 지방정부 등에서 투자하는 이점도 있다"고 밝혔다.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선 "시스템상 개별 과정별로는 일부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부 기술만 베낀다고 해서 따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말 정기 이사회에서 TV용 대형 8.5세대 OLED 패널 생산공장을 중국 광저우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에 기술수출 승인 요청을 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승인이 보류된 상태다.
한 부회장은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계속해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OLED 중심의 신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업계의 노력에 정부의 정책 지원이 더해지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업계·학계 대표자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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