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D 부회장 "中 OLED 투자, 다른 대안 없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7.09.26 21:17

정부 승인 표류에도 기존 방침 재확인…"관세·인프라·투자비용 등 이점 많아"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26일 정부 승인 과정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투자와 관련, "여러가지 요인을 고민해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술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투자 승인을 두 달 넘게 보류하고 있지만 기존 계획을 밀고 나가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이날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8회 디스플레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안이라면 기존 생산라인 교체 정도가 방법일 수 있지만 내년도 물량을 이미 고객사와 협의한 상황에서 라인을 개조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을 개조하면 기존 생산라인과 달리 증착공정 장비가 달라지는 문제도 있다"며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조약상 OLED는 무관세 제품이 아니라 현재 5% 관세를 물어야 하는데 앞으로 관세가 15%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투자비용 차원에서도 중국공장 건설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광저우에 이미 LCD(액정표시장치) 생산거점이 있어서 인프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8.5세대 수요 증가를 맞추려면 5조7000억원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가 1조8000억원 정도만 부담하면 나머지는 현지 지방정부 등에서 투자하는 이점도 있다"고 밝혔다.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선 "시스템상 개별 과정별로는 일부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부 기술만 베낀다고 해서 따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말 정기 이사회에서 TV용 대형 8.5세대 OLED 패널 생산공장을 중국 광저우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에 기술수출 승인 요청을 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승인이 보류된 상태다.

한 부회장은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도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계속해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OLED 중심의 신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업계의 노력에 정부의 정책 지원이 더해지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업계·학계 대표자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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