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베이징기차 화합행보…中시장 위기극복 박차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장시복 기자 | 2017.09.25 19:00

양측 고위관계자 참석 베이징 현지서 공동 사은행사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계열납품업체 문제도 해소됐을 가능성

베이징현대차 3공장 의장라인
납품업체들에 대한 단가 조정을 두고 대립했던 베이징현대의 합작 파트너인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25일 공개 행사를 하며 우의를 과시했다. 불화설의 고리를 끊고 판매 부진 등 중국 시장 내 위기 극복에 전력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베이징 현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이날 저녁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과 중국 현지 매체 기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대차 본사 중국사업 담당 김태윤 사장을 비롯해 베이징기차측의 쉬허의 동사장, 현대차의 담도굉 신임 총경리 등 양측의 주요 임원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번 행사는 중추절(추석)을 앞두고 마련한 사은행사라는 명분이지만 양측의 변함없는 우의를 외부에 보여주는 의미가 더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앞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등으로 베이징현대의 중국 시장 판매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된 바 있다. 베이징기차는 실적 부진이 극심한 상황에서 납품업체들의 납품 단가를 20% 이상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현대차는 어려운 시기에 납품 단가를 대거 깎아선 업체들이 버티기 어렵다고 맞섰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50대 50 합작사다. 베이징현대의 현지 한국 협력업체는 약 120여개 사, 중국 현지 업체까지 포함하면 협력업체 수는 약 2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납품업체 대금 지급이 3~4개 월 가량 미뤄졌고 일부 업체의 납품 중단으로 베이징현대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중국 현지언론은 베이징기차가 납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합작 관계를 정리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은 이달 중순 전격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단가 인하 없이 밀렸던 납품 대금 지급이 모두 이뤄졌다. 표면적으로는 대금 지급부터 하자는 현대차의 요구사항을 베이징기차가 받아들인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모두가 다 어려워진다. 함께 힘을 합쳐서 다시 뛰자'고 계속 설득해왔다"면서 "이런 설득이 먹혀든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 현지 자동차업계에선 대금 지급 재개 외에 다른 합의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식적으로 현대차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착 상태가 해소된 것이 지난 11일 정몽구 회장 주재의 현대차 본사 회의 직후로 알려져 있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현지에서는 현대차 계열사로 베이징현대에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에 대한 납품 정책에 대한 현대차측의 양보가 있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베이징기차가 현대모비스 등 현대계열사들이 지나치게 이익을 많이 챙겨간다는 인식이 있었고 이번 사드 국면에서 이 문제를 풀려했다는 전언이다. 현지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베이징현대가 현대모비스 같은 현대차 계열사들도 중국에서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하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이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대계열사의 납품 단가 조정이나 합작법인화 등과 관련한 합의가 있었을 수 있다"면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와 관련한 로드맵을 갖고 베이징기차측을 설득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공개적으로까지 화합 행보에 나서면서 베이징현대의 중국 시장 위기 극복 발걸음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베이징현대는 사드 등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이 전년대비 47% 급감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베이징현대의 문제는 사드 여파도 있지만 경쟁 심화와 파트너사간의 갈등이 핵심이었다"며 "어찌됐든 큰 걸림돌이 하나 사라진 만큼 위기 극복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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