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따라 재미보던 'ETF 시대' 저무나…'종목 족집게' 펀드의 귀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7.09.25 17:01

美 주식종목 간 상관관계 크게↓…경제↑·중앙은행 힘↓·수수료↓ 등 시장 요동 이슈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후 상장지수펀드(ETF) 보다 부진한 수익률로 입지가 좁아졌던 ‘액티브 펀드’(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펀드)가 올해 들어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주식 족집게(stock picker)의 귀환’이란 이날 보도에서 금융위기 개별 종목과 전체 증시 간 상관관계가 올해 들어 급격히 약화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에선 여러 종목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했다. 개별 종목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보다 미국, 유럽, 중국의 거시 경제 이슈나 중앙은행 정책에 따른 경제적 충격들이 증시를 주도했다. 그러면서 ETF 등 ‘패시브 펀드’(지수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펀드)에 뭉칫돈이 몰렸다. 수수료가 저렴한 ETF가 액티브 펀드보다 수익률도 높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이어온 추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올해 S&P500 종목 간 상관관계 및 종목과 지수 간 상관관계가 2001년 후 가장 낮다. 모간스탠리도 S&P500 종목 간 상관관계가 18%로 지난해 60%에서 하락하며 2004년 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캐피탈그룹의 탐 아모르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종목끼리의 상관관계가 밀접한 시대에 살아왔지만 이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차별화할 기회가 더 생겼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호간 피델리티 주식 부서 대표도 “액티브 펀드에 투자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벤치마크를 넘어선 펀드가 늘었다. S&P다우존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액티브 펀드의 52.5%가 벤치마크인 S&P500지수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지난 10년간 15% 미만이었던 이 비중이 올해 들어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리서치 업체 HFR에 따르면 주식형 헤지펀드도 올해 평균 8.6%의 수익을 올렸다. 4년 내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앤드류 폴섬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2009년~2016년엔 패시브 펀드 투자 전략이 분명하게 우위를 차지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패시브 펀드와 액티브 펀드는 순환하면서 시장을 주도한다”며 “지금이 액티브 펀드 투자 전략이 패시브 펀드 투자 전략의 우위에 서는 변화 초입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액티브 펀드 ‘재기’의 주원인은 세계적인 경제 회복이란 게 FT의 분석이다. 중앙은행 정책 등에 의해 시장 전체가 좌우되는 정도가 줄면서 개별 종목이나 업종을 고르는 게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앤드류 시츠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2010~2016년엔 특정 기업이나 업계 이슈보다 지표와 중앙은행들이 투자 심리를 지배했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인하도 액티브 펀드로의 자금유입을 돕고 있다. 액티브 펀드들은 수수료가 저렴한 패시브 펀드와의 경쟁 속에서 수수료를 인하해 왔다. 2000년 100달러 투자 당 99센트였던 수수료가 지난해엔 63센트로 낮아졌다.

여기에 지난 15년간 미국 주식 및 채권 펀드의 약 절만이 사라지거나 합병되는 등 부진한 펀드들이 ‘정리’된 점도 액티브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도울 수 있다고 FT는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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