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남기 1주기' 전국농민대회…경찰, 확 달라졌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7.09.23 19:45

'트랙터 행진'도 허용, 전농 "쌀값 보장, 농업정책 개혁하라" 주장

전국농민회총연합(전농) 등 농민단체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1가 르메이에르 건물 앞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1주기를 맞아 '백남기 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 실현을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고 백남기 농민 1주기'를 맞아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단체가 쌀값 보장 등 농업정책을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집회는 트랙터 행진을 포함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로 열렸으나 경찰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새 정부 들어 집회 시위 관리 방향이 확 바뀌었다.

전국농민회총연합(전농) 등 농민단체는 23일 오후 4시 서울 종로1가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백남기 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집회를 개최한 장소는 백씨가 2015년 민중총궐기에서 경찰 살수차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곳이다.

이날 농민대회 참가자 1000여명은 쌀값을 보장하라며 9월 중 정책을 발표하고 10월 내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개헌 논의에 농민의 권리보장과 권리 증진 내용도 포함하라고 주장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이날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우리 농민과 국민들을 일으켜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어 냈다"며 "(백 농민 뜻을 이어받아) 현 정부는 농업정책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농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이 하나로마트에서 수입 농산물을 판매하는 행위를 규탄했다. 집회 이후 참가자들은 농업용 트랙터를 몰고 르메이에르 빌딩 앞까지 행진했다.

교통체증과 위험성 등의 이유로 이를 막았던 이전과 달리 경찰은 트랙터 행진을 허용했다. 대규모 도심시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충돌은 없었고 경찰은 질서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찰력만 운용했다.

1년 전 백 농민 사망 당시만 해도 관련 집회에서 대치상황을 이어가며 팽팽한 긴장감을 보였던 것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근처 집회를 허용하는 등 집회·시위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질서유지 등에 방점을 두고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집회·시위 자유 보장 방안'에 따라 이날 차벽과 살수차를 배치하지 않았다. 광화문·종로 일대 집회에 대해 금지·조건 통고 등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47개 중대(교통중대 포함) 3800여명을 투입해 집회 안전을 관리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대학로와 대한문 인근에서는 친박(박근혜) 단체인 '박근혜 구명 총연맹'과 '태극기 행동본부' 등도 집회를 열었으나 농민단체와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날 오후 7시부터는 백남기투쟁본부 주최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를 열었다. 백씨 사망 사건을 되돌아보고 재조명하기 위한 집회로 1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달 25일은 백씨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현장에서 경찰 살수차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지난해 9월 숨진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투쟁본부는 이달 18일부터 25일까지 백 농민 1주기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집회와 각종 문화 전시회 등을 진행 중이다.

이날 추모대회에서는 농민·노동자·시민사회 등 각계 단체의 추모사와 송경동 시인의 추모시 낭독, 이소선합창단·문진오·이상은의 추모공연 등이 진행된다. 백 농민의 유가족도 무대에 선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4. 4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