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1조 투자 때문에…룩셈부르크 농부가 감자밭 갈아엎은 사연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7.09.22 10:09

구글 데이터센터 부지 추진에 저항하던 농부 룩셈부르크 정부 압력에 굴복

/AFPBBNews=뉴스1
구글이 룩셈부르크에서 감자밭을 갈아엎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의 한 감자 농부가 구글의 10억 유로(약 1조3500억 원)짜리 투자를 위해 경작지를 뒤엎었다고 보도했다.

이 농부는 룩셈부르크 비센에서 감자 농사를 지었다. 이 땅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세 형제가 나눠 갖고 있었다.

문제는 룩셈부르크가 이웃 나라인 오스트리아와 함께 구글의 새 유럽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 돌입하면서 생겼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세 형제의 땅을 구글의 데이터센터 부지로 추진했는데 세 형제 중 한 명이 수개월 동안 이에 저항한 것이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인구가 60만 명에 불과하고 한 해 GDP(국내총생산)가 600억 달러(약 68조 원)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가 구글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건 그야말로 사활을 걸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결국 강수를 두기로 했다. 에티엔 슈나이더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세 형제의 땅 가운데 먼저 두 형제의 몫 3분의 2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경우 나머지 3분의 1도 살 수 있게 하는 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 형제가 결국 땅을 팔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슈나이더 부총리는 구글이 이미 해당 부지의 땅값에 합의했다고 했지만, FT는 구글이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슈나이더 총리는 "그들(구글)은 내게 땅만 확보하면 된다고 했다"며 "이젠 그들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차례"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아일랜드, 네덜란드, 핀란드, 벨기에 등 유럽연합(EU) 내에 이미 4개의 데이터센터를 뒀다. 지난 6월에는 덴마크에서 73만㎡ 규모의 땅을 6500만 달러에 매입했는데 이를 데이터센터 부지로 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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