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1 학부모 10명 중 8명 "한글 선행학습 필요…수학교과서가 문제"

뉴스1 제공  | 2017.09.21 16:25

사교육걱정, 학부모 143명 온라인설문조사 결과
"수학교과서의 경우 한글 알아야 내용 이해"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초1 학부모 143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 News1
올해부터 한글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연필 잡는 것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공언과 달리 학부모 10명 중 8명은 '한글 선행학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히려 다른 교과서가 문제로 등장했다. 수학 교과서만 해도 글을 읽고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 없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초등학교 한글 책임교육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초등학교 학부모 143명을 대상으로 지난 11~20일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초등학교 한글 책임교육 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56.7%(81명)로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불만족'한다는 학부모도 43.3%(62명)에 달했다.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올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한글 기초교육시간을 기존 27시간에서 62시간으로 확대했다. 연필 잡기에서 시작해 자음, 모음, 글자의 짜임, 받침이 있는 글자, 겹받침 순으로 차근차근 한글을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글교육이 수학 등 다른 과목과 연계되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학부모의 81.8%(117명)는 '수학 등 다른 과목의 교과서와 학습보충자료에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이 포함돼 한글 선행학습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 1학년이 국어수업에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익히는 동안 수학과목에서는 '다음 수는 몇 째일까요?'라는 질문을 읽고 이해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교육걱정은 "한글교육을 책임지겠다는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대로라면 초등학교 1학년 1학기는 국어수업에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의 한글교육이 진행되지 않은 시기"라며 "수학이나 다른 교과서도 이런 국어교과의 수준을 고려해 제작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News1

실제 설문에 응한 학부모의 67.8%(97명)은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취학 전 한글학습 방법은 '유치원, 어린이집의 정규수업'을 통해 한글교육을 진행했다는 응답이 56.7%(55명)로 가장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38.5%가 유치원·어린이집에서 한글 선행교육을 받은 것이다. 사교육걱정은 "한글교육과 관련해 유아 교육과정인 누리과정과 초등학교 교육과정이 연계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한글 책임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의 책무성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에는 '교사가 한글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는가'라고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에게 물었다. 61.5%(88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아이들이 취학 전 한글 선행학습을 했다는 전제로 가르친다는 응답도 38.5%(55명)나 됐다. 대부분 교사들이 한글 책임교육 정책에 따라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학교별, 교사별 편차가 크다는 것이 사교육걱정의 해석이다.

'뒤처지는 아이의 한글학습을 교사가 보충해 주었는가'란 질문에서는 이런 우려가 더 커진다. 70.6%(101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29.4%(42명)에 그쳤다.

사교육걱정은 "본 실태조사를 통해 수학 등 다른 교과와 연계되지 않아 한글 책임교육 정책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음이 파악됐다"라며 "교육부는 국어 교육과정과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는 수학교과 개정 작업에 착수하라"고 주장했다.

또 "교육부와 교육청은 한글 책임교육을 위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교육하고 학습속도가 더딘 학생을 위한 개별지도를 강화할 수 있도록 교원의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최소한 1학년 1학기에는 초등학교 현장에서 알림장쓰기, 받아쓰기, 일기쓰기가 진행되지 않도록 지도점검과 장학을 실시해 한글 책임교육이 정착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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