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부동산펀드 열풍…기관서 개미로 '바통'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7.09.20 16:40

미국·호주·일본 등 선진국 주요 오피스 공모펀드 선보여…베트남 등 아시아 투자도 확산 중


해외 부동산펀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바통을 이어받아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일각에서 해외 부동산펀드의 '거품'을 제기하고 있지만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18일 기준)은 26조7036억원으로 2년 전인 2015년 9월 말(10조9806억원)보다 143%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장기간 박스권에 갇히자 해외 부동산 등 대체 투자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은 개발도상국 부동산 개발사업 등 고위험 투자에 나서 손실을 본 과거와 달리 미국·유럽·일본·호주 등 선진국 주요 오피스 빌딩을 매입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안정적인 투자로 선회해 연기금 등 '큰손' 자금을 끌어 모았다.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해외 부동산펀드가 올 들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로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공모형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14조617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10조581억원)보다 4조36억원(39.8%) 증가했다.

연 6~7% 수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개인투자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본사 빌딩에 투자하는 '하나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1595억원·이하 설정액)는 판매사 중 하나였던 한국투자증권에서는 할당액 900억원이 1시간 만에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달에 판매된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연방정부 교육부 청사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투자신탁2호'(1355억원)도 이틀 만에 동났고 7월에 선보인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1호'(1470억원)도 1주일 만에 모두 팔려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초 판매한 '한국투자도쿄오피스부동산신탁1호'는 673억원 모집에 1437억원이 몰려 청약경쟁률 2대 1을 웃돌았다. 하반기 공모형 해외 부동산펀드 신규 출시도 줄을 잇는다. 하나자산운용이 오는 10~11월쯤 미국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글로벌 본사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선진국 부동산 투자 노하우를 살려 조만간 베트남, 인도 등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호텔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불완전판매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한 부동산 펀드매니저는 "올 들어 한·미간 금리 격차가 급격히 줄어 환헤지를 하면 손실(환헤지 디스카운트)이 발생해 기대수익률이 전보다 1% 이상 낮아졌다"며 "이로 인해 기관투자자 수요가 줄자 개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형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펀드는 환헤지를 못하거나 아주 일부만 한다"며 "따라서 개인투자자에게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하고 판매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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