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만 입고 돌아다녔는데"…'IP카메라' 불안 확산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 2017.09.20 11:28

"IP카메라 비밀번호 자주 바꾸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해야"

인터넷과 연결돼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는 IP카메라 1402대가 무더기 해킹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IP카메라를 설치한 이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생활이 노출될까봐 카메라를 치우거나 카메라 렌즈를 테이프로 가렸다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IP카메라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CCTV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해 어디서든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는 장치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한 혐의로 A씨(23·회사원) 등 2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13명은 카메라 1402대에 무단 접속해 피해자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속옷 차림의 모습 등을 불법 촬영해 엿봤다. 일부는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IP카메라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출근 뒤 홀로 남겨지는 반려견을 관찰하기 위해 IP카메라를 쓰는 직장인 이모씨(33)는 "오전에 IP카메라 해킹 뉴스를 접한 뒤 깜짝 놀랐다"며 "반려견이 혼자 10시간 넘게 있어서 설치해 둔 것인데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직장인 최모씨(37)도 "아내와 맞벌이를 해서 아이가 잘 있는지 보기 위해 IP카메라를 설치해 사용해왔는데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렵다"며 "해킹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고 되물었다.


온라인상에서도 IP카메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 마포 지역 육아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는 "반년 동안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샤워하고 속옷만 입고 거실을 돌아다녔는데 기분이 나쁘다"며 "찜찜해서 카메라를 치워버렸다"고 했다. 해당 게시글에 대다수 사용자들은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를 테이프로 가려버렸다", "어떻게 할 지 고민이다" 등 공감하는 댓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IP카메라에 대한 사용자 보안 의식이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에 IP카메라 해킹 일당을 검거한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임지환 수사대장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해킹된 IP카메라 1000여건의 비밀번호가 0000이었다"며 허술한 보안 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수사대장은 "사용자들만 알 수 있는 비밀번호로 자주 바꾸고 IP카메라 소프트웨어도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며 "IP카메라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를 사전에 인증한 뒤 인증 기기에서만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도 생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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