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대부'신현확의 증언' 책으로…"전두환 집권은 쿠데타"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7.09.20 16:27

전두환쪽에서 대통령 추대제안 있었지만 거부 증언도..노태우에 직선제 개헌 수용·3당 합당 제안도

신철식 우호문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증언을 담은 '신현확의 증언' 출판을 기념해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메디치

1979년 10·26사태(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최규하 정부가 들어서며 초대 국무총리로 재직했던 고(故) 신현확씨의 생전 증언을 담은 책이 나왔다. 신 전 총리의 아들이자 우호문화재단의 이사장인 신철식씨(전 국무조정실 정책조정차장)가 40시간에 걸친 신 전 총리와의 대담 녹음파일을 글로 옮긴 것이다.

책에 따르면 신 전 총리는 12.12사건을 '하극상'으로 규정했다. 그는 "군 내부에서 대립하고 갈등해 온 다른 계통을 제거하고 전군을 장악하기 위한 쿠데타"라고 표현했다. 당시 신군부는 최규하 전 대통령을 조기 퇴진시키고 신 전 총리를 새 대통령으로 추대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는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반대와 설득에도 불구하고 최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전 보안사령관을 중앙정보부장 자리에 겸임 발령하면서 신군부가 실권을 장악해 가자, 군부를 막기 위해 대권 출마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신 전 총리는 1980년 5월16일 전두환 전 보안사령관과 주영복 당시 국방장관, 이희성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찾아왔던 날을 회고했다. 군 장성 44명이 결의한 시국수습방안이라며 그들이 내놓은 것은 비상계엄 확대, 국회 해산, 국보위 설치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신 전 총리는 결재를 거부하는 등 며칠간 입씨름을 벌이다 결국 국무회의에서 안건이 가결되자 다음날 총리직을 사퇴했다.

신 이사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주 전 국방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자신 뿐 아니라 신 전 총리와 이희성 총장도 전두환의 꼭두각시였다"고 발언한데 대해 어떤 입장이냐"고 묻자 "부친은 당시 사건을 쿠데타(혁명)로 보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 사건과 무관하게 물러난 사람이 된 것이다. 주 전 장관의 발언은 표현이 잘못된 것이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또 "아버지는 10.26 사태 후 유신정치를 철폐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김종필 당시 신민주공화당 총재의 대통령 출마를 막았다. 시국수습안에 합의해주면 공화당 당의장 자리를 승계시켜주는 조건의 복안으로 김 전 총재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졌을 때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에게 정국안정을 위해 직선제 개헌을 최초로 조언한 사람이 아버지다. 이후 여소야대 국회가 출범하자 내각제를 전제로 한 민정당, 통일민주당(김영삼), 신민주공화당(김종필) 간의 3당 합당을 권유했다"는 책 내용도 소개했다.

전문 경제관료이자 정치인이기도 했던 신현확 전 총리는 만 39세의 나이에 부흥부 장관(경제기획원의 전신)에 오르는 등 여러 부처에서 장·차관과 부총리, 국무총리를 지냈다. 또 대구고보(경북고 전신) 출신으로 'TK(대구·경북)의 대부'라는 별칭으로도 불렸고 관직에서 물러난 뒤로 삼성물산 등 대기업 회장으로 활동했고 2007년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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