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공사에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약 16시간 동안의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조 회장은 20일 새벽 1시 45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전날인 19일 오전 9시 58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 출석한 지 약 16시간 만이다.
오랜 시간 조사를 받은 조 회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와 넥타이 등은 출석 당시에 비해 다소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경찰에서 제기한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경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조 회장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중 30억원을 같은 시기에 진행한 영종도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신축공사 비용에 전가했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를 받고 있다.
이날 조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경찰이 올해 7월 대한항공을 압수수색을 한 이후 약 두 달여 만이다. 앞서 경찰은 압수수색을 바탕으로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씨(73)를 배임 혐의로 지난달 구속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경찰 출석 당시에도 "회사 자금 유용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본인과 부인이 지시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확보된 조 회장의 진술 내용을 분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청 본청에 재계 순위권 대기업의 총수가 출석한 경우는 전례를 찾기가 힘들다. 한진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집계한 자산총액 기준 재계 14위의 대기업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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