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블랙리스트' 김미화 "이명박 전 대통령 고소할 것"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17.09.19 11:18
개그우먼 김미화가 1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만들어진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한 명인 방송인 김미화씨(52)가 검찰에 출석했다.

김 씨는 MB 블랙리스트 의혹 등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조사를 받기위해 19일 오전 9시 50분쯤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퇴출압박 등 당시 방송가에서 받은 불이익 사례를 진술할 예정이다.

김 씨는 "2010년 KBS에서 블랙리스트 건으로 조사를 받고 7년만에 다시 출두하게 돼 심경이 매우 안좋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사건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든 겪을 수 있는 문제기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씨는 2010년 7월 내레이션을 맡았던 KBS 2TV '다큐 3일'에서 하차하게 되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기 때문에 출연이 안된답니다"라고 블랙리스트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에 KBS는 김미화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씨가 2011년 4월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퇴출된 것도 대표적 피해 사례다.

18일 검찰의 소환 조사에 대해 "왜 하필 나냐고 한탄 중입니다.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이란 심경글을 SNS에 올렸던 그는 이날 출석 시에도 "왜 하필 나냐고 한탄을 했다"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김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인사들의 퇴출을 지시하고 또 그것이 국정원과 방송국에서 지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다시 보고까지 받지 않았느냐"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현실이 어이없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통령이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사찰을 하면 어느 국민이 대통령과 나라를 믿고 살 수 있냐"면서 "요즘 애들 말로 이것이 실화인지…"라고 말했다.

또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제 개인이 고소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변호사와 고소 범위에 대해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블랙리스트 실행자들을 대상으로 민·형사상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지난 9년 동안 블랙리스트가 전방위적으로 계획대로 실행됐다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후배들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미화씨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MB 블랙리스트 참고인 조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직 기간인 2009~2010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연예인 82명을 대상으로 방송출연 중단, 소속사 세무조사, 비판여론 조성 등 퇴출압박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리스트에는 문성근 등 배우 8명, 김미화 등 방송인 8명, 이외수 등 문화계 인사 6명, 이창동·박찬욱 등 영화감독 52명과 윤도현 등 가수 8명이 포함됐다.

배우 문성근이 김미화보다 앞서 전날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 받기 전 "국정원이 음란물을 제조, 유포한 것에서 이명박 정권의 수준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정원이 이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고를 했다는 게 확인이 됐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직접 소환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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