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 직원에 환원" 데스밸리 넘은 리더십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7.10.10 03:31

[머투초대석]이익 공유로 사기 드높인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창업초 위기 극복 원동력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앞으로 매출의 3%를 여러분들과 나누겠습니다.”

이동범 지니언스 대표(사진)는 직원들에게 이 말을 했던 2007년을 되돌려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창업 이후 큰 어려움 없이 회사를 이끌어 오는가 싶더니 벤처 창업자면 누구나 한 번씩 겪는다는 데스밸리(Death Valley)에 맞닥뜨렸던 것. 돈줄이 막히자 직원들의 급여일을 지키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저기서 자금을 융통해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었지만 임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이때 이 대표의 뇌리에 번쩍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직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회사 매출의 3%를 무조건 직원들과 N분의 1로 공유하겠다'는 ‘3%룰’을 발표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대표가 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동기부여라는 판단에서다. 대표 혼자가 아닌 구성원들이 함께 키우면서 이익을 공유하는 회사라는 믿음이 직원들 사이에 싹튼 계기가 됐다. 직원들의 사기는 진작됐고 회사도 활력을 되찾았다. 개발자와 경영자의 경험을 두루 갖춘 리더십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회사에 대한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표이사가 조직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이를 믿고 함께 가는 직원들이라면 당연히 함께 거둔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그 믿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늦은 밤 '불 꺼진' 연구소 문화를 만든 것도 이 대표다.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급한 건이 터졌다는 회사 연락을 받고 하루 만에 돌아올 정도로 일에 미쳐 지냈다”는 그가 ‘야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주변에서는 ‘배가 불렀다’는 핀잔도 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만 갖추면 '불꺼진 연구소'가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리고 지니언스의 문화가 돼버렸다. 지금도 기업 문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이곳을 찾는다. 직원들의 이직률도 동종업계 대비 낮다. 창업 멤버 12명 중 11명이 12년이 지난 지금도 이 회사를 다니고 있다. 지니언스는 2016년 ‘경기 가족친화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니언스가 2005년 설립 후 한 해도 적자를 내지 않고 순항할 수 있었던 숨은 원동력이다.

◇약력 △1969년생 △보성고 △성균관대 정보공학과 △두산정보통신 연구소 △어울림정보기술 연구소장 △대검찰청 컴퓨터수사부 자문위원 △호원대학교 사이버경찰학부 겸임교수 △지니언스 대표이사(현)

베스트 클릭

  1. 1 "이 과자 먹지 마세요"…'암 유발' 곰팡이 독소 초과 검출
  2. 2 김병만도 몰랐던 사망보험 20여개…'수익자'는 전처와 입양 딸
  3. 3 "50만원 넣으면 10만원 더 준대"…이 적금 출시 23일 만에 1만명 가입
  4. 4 송재림, 생전 인터뷰 "내 장례식장에선 샴페인 터트릴 것"
  5. 5 고 송재림 괴롭힌 '악질 사생팬' 있었다…측근 사진 공개·비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