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역사관 논란' 박성진 후보 지명 22일 만에 자진사퇴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7.09.15 15:11

(종합)"납득하기 어렵지만 국회 결정 따르겠다는 말 책임지겠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종교적 편향성과 독재 미화, 뉴라이트 사관 논란 등으로 진보 진영으로부터 거세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 의혹과 병역특례 연구원 허위 복무 의혹, 위장전입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17.9.11/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종교·역사관 논란을 빚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자진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22일 만이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청문회에서 장관으로서의 이념과 신앙 검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부적절 채택을 한 국회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면서도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해 자신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이자 포항공대 기술지주 대표인 박 후보자가 혁신과 벤처·창업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수 있는 적임자라며 초대 중기부 장관 후보로 지목했다.

그러나 곧바로 창조론을 신봉하는 창조과학회 활동 사실과 뉴라이트 역사관이 드러나면서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이어 주식 무상증여와 보유주식 기업 '셀프 심사' 의혹까지 제기되며 자질 논란이 계속됐다. 직접 두 차례 기자회견과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정책 역량의 한계와 정무적 감각 부족이란 부정적 평가가 더해졌다.

특히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건국 70년'과 '과도한 노동운동, 민주주의, 복지로 성장동력을 잃었다'고 표현한 칼럼이 머니투데이 보도로 드러나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기반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야당을 비롯해 여당에서도 자격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회는 지난 13일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심사보고서를 채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무위원 후보자가 부적격 채택된 것은 박 후보자가 처음이다.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청문회에서의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위원회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한다면 그 판단에 따르겠느냐"는 질의에 박 후보자는 "네"라고 한 뒤 "위원님들과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수긍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국회가 청와대에 부적격 인사청문심사보고서를 전달한 지 하루만인 이날 그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청와대 역시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관련 국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인사논란이 지속된 데 대해서도 공식 사과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 발표 직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청와대 역시 국회 판단을 존중하고 수용하며, 앞으로 국회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인사논란이 길어지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걱정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다짐의 말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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