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옥 전방 회장 "결국 경총 탈퇴했지만..그쪽 입장도 이해"

지난달 말 탈퇴서 공식접수 "비단 최저임금 문제 뿐 아니라 여러 복합적 요인으로 탈퇴"

지난 2월 28일 경총 정기총회에 참석한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이기권 당시 고용노동부장관, 박병원 경총 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왼쪽부터)/사진제공=경총

"비단 최저임금 문제 때문만은 아닙니다."

조규옥 전방 회장이 14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탈퇴와 관련한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섬유기업 전방(옛 전남방직)은 경총 1호 회원사인데, 최근 '경총 역할론'에 불만을 제기하며 탈퇴를 예고해왔고 결국 지난달 30일 공식 접수했다.

조 회장은 "외부의 해석과 달리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탈퇴를 하게 된 것"이라며 "(최저임금과 관련해)경총이 혼자 애를 써도 노측에서 한번에 급격한 인상을 요구해 경총이 감당하기에 벅찼던 점은 이해는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경총 회장단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는 지난달 경총 수뇌부에 구두로 통보했고 이후 일절 연락을 끊었는데, 이 사항은 경총 이사회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앞으로 경총 모임에 안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경총 차기 이사회는 오는 11~12월 사이 열릴 예정이다.

이어 "서류상 공식 탈퇴서 접수는 회사 실무진에 일임해놔 구체적인 사항은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도 노사문제를 전담하는 경제단체 경총이 제 역할을 못했다며 비판적 입장을 표명해왔다.

한동안 침묵 모드를 이어온 경총은 지난 12일 '최저임금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열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번 전방의 탈퇴로 앞으로 후속 움직임이 이어질 지도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전방은 1935년 광주에서 전남방직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으며, 창업주인 김용주 전 회장이 1970년 경총 설립을 이끌었고 경총 초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