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도시바 메모리, 매각 혼전 거듭…"SK·WD과 협상지속"(종합)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신혜리 기자 | 2017.09.13 16:48

13일 이사회, 도시바메모리 매각 결론 못내…"한·미·일연합과 매각 MOU, WD과도 협상 계속"

회생을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팔아야 하는 도시바가 매각 작업에 혼선을 빚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과 웨스턴디지털(WD) 사이에서 줄타기하면서 누가 도시바메모리의 새로운 주인이 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 도시바, SK 포함 한·미·일연합과 매각 MOU… 법적구속력 없어

도시바는 13일 오후 미국 투자회사 베인캐피탈이 이끄는 한·미·일연합과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집중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이날 성명에서 "베인캐피탈이 새로운 제안을 했고, 이에 따라 이달 중순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 속도를 높이겠다"며 "다만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한·미·일연합이 독점 협상 대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미·일연합과 적극적으로 협상하겠지만 WD 등 다른 인수희망자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계약 상대방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시바가 한·미·일연합과 세부 조건에 대해 협의하고 이달 중 계약 체결을 목표로 했다"면서 "WD와 협상도 계속할 생각으로 매각 계약 체결에는 아직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당초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WD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미·일연합이 막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9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이 도시바메모리 인수가를 기존보다 4000억 엔(약 4조2000억 원) 높인 2조4000억 엔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WD로의 매각이 유력한 상황에서 막판 변수가 된 셈이다.


일본 도쿄의 도시바 본사에 걸린 도시바 로고. /AFPBBNews=뉴스1
◇ 한·미·일-WD-폭스콘 사이 도시바의 줄타기 계속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는 크게 3곳이 뛰어들었다. SK하이닉스가 포함 된 한·미·일 연합, 미국 WD이 소속된 '신(新) 미·일 연합', 대만 홍하이정밀(폭스콘)이 3파전을 형성했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한·미·일 연합이었다.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WD가 강력히 반발하며 소송까지 진행하자 협상이 무산됐다.

도시바는 이후 WD과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전날까지 WD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이사회를 통해 도시바와 WD가 도시바메모리 인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WD의 경영권 문제가 불거지며 매각 결정이 돌연 연기됐다. 도시바의 주요 고객인 애플이 침묵을 깨고 WD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반대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시바메모리 매각 완료를 위해서는 관련국의 반(反)독점 심사를 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6~9개월 정도가 필요하다"면서 "내년 3월 말 매각 완료를 위해 도시바에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이 MOU를 체결했지만) WD의 반대로 최종 매각에 다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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