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트레이딩 수익 침체에 대출시장 '눈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7.09.13 16:37

"3년간 매출액 목표 증가액 50억 달러 중 20억 달러 대출로 벌겠다" 발표

골드만삭스가 기존 핵심 업무인 채권 트레이딩 대신 비핵심 분야였던 대출에 의존해 매출을 늘린다. 오랜 기간 시장이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면서 트레이딩 수익 개선이 어려워지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비 슈워츠 골드만삭스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2일(현지시간) 바클레이즈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2020년까지 매출을 50억 달러(5조6000억 원)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2008년 금융위기 후 매출 확대보다 비용 감축에 집중해 왔던 골드만삭스가 공격적으로 전향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목표가 달성된다면,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수준의 매출액을 회복할 수 있다. 발표 영향에 이날 골드만삭스 주가는 2% 이상 뛰었다.

특히 더 눈길을 끈 건 골드만삭스 계획에서 주력 매출원이 '대출'이란 점이다. 골드만삭스 등 월가 투자은행(IB)들은 일반적으로 채권, 주식 등 유가증권 트레이딩을 주 업무로 해 왔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50억 달러 중 20억 달러를 부유층 고객들과 기업 및 개인 대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주력 업무인 채권 트레이딩의 매출은 이 절반인 10억 달러로 기대했고, 나머지 20억 달러는 주식 트레이딩 등 기타 IB 업무로 벌겠다는 계획이다.

슈워츠 COO는 "계속된 낮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3분기도 트레이딩 측면에서 어려운 기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에 집중하겠다. 내가 집중한다고 말하는 건 완전히 집착하겠다는 의미"라고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슈워츠의 발언은 최근 다른 월가 대형 은행들이 내놓은 목소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임원들은 3분기 트레이딩 매출이 15~2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수년간 월가 트레이딩 매출은 제 자리 걸음을 해 왔다. 지난 2분기엔 5대 월가 대형 은행의 트레이딩 매출은 12% 줄었다. 지정학적 위험이 간간이 부각되곤 있으나 시장 변동성이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한 탓이다. 자산 가격 변동폭이 좁다는 건 이 자산을 사고팔아 차익을 내는 IB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슈워츠는 지난해 말 출시한 일종의 인터넷 은행 '마커스'로 120억 달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마커스는 골드만삭스가 만든 온라인 개인 신용대출 플랫폼이다. WSJ는 관계자를 인용, 골드만삭스가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상품 다양화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부동산과 대체에너지 산업 등에 대한 대출도 확대하리란 관측이다.

그러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골드만삭스의 변신에 회의적이다. 최근에서야 집중하기 시작한 대출 사업에서 단기간 내 이처럼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가 의문이란 주장이다. 금융 전문 IB KBW는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자신들의 전통적인 강점 밖에서 성장을 찾고 있다는 데 대해 다소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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